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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눕피 Oct 03. 2021

와이드 팬츠가 만연하는 이유가 뭘까?

스눕피의 조금도 못 미더운 패션 단상




특유의 볼륨 가득한 오버 사이즈 실루엣 팬츠로 유명한 멕시코계 미국인 패션 디자이너 '윌리 차바리아' 전개하는 동명의 패션 브랜드 'Willy Chavarria', 윌리는 평소 인종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소수' 속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컬렉션을 구성하는데,  번은 자신의 시그니처 스타일( 넓은 바지) 관해 '공간 점유' 관점에서 이야기한 적이 있다. 이만큼만은  공간이야, 여긴  땅이야!  이런 느낌으로다가 자신의 공간 확보를 공표하는 개념이라면서 '와이드 팬츠' 디자인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는 부분이 , 뭐랄까 되게 인상적이었다.




willychavarria.com



최근 성수동에 있는 한 멕시코 전문 음식점(ㅇㅎㅋ)의 요리에 푹 빠져서 그곳에 자주 들르고 있는데, 성수동의 길거리에서 만나는 젊은 사람들의 패션 스타일이 모두 비슷하여 뭐랄까 치미창가 위에 마구 흩뿌려진 고수의 향만큼이나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천정부지 집값 때문에 몸 편히 쉴 곳 하나 마련하기 어려운 나를 포함한 대한민국 2030 세대의 공간 점유에 대한 열망의 값만큼 혹은 그보다 더 강력하게 우리의 바지는 펄럭 펄럭, 거렸고, 셔츠는 라지라지 또는 엑스라지, 거렸다.



블루프린트 형도 집 없어?





젠장, 그러고 보니 나의 옷장도 통 넓은 바지들로 가득 채워지고 있다. 나의 존재감이 미흡할수록(?) 소유에 대한 열망은 커진다고 했던가. 자꾸 소외되는 삶 속에서 소유의 양을 늘리지 못하는 불쌍한 나는 (그나마 쉽게) 소유할 수 있는 옷의 부피를 늘리기로 한다. 왜냐하면 슬림이나 와이드나 값은 비슷하니까. 어쩌면 와이드 팬츠 열풍은 가성비 열풍의 다른 이름이자 천정부지 부동산 대란의 슬픈 단면인지도 모르겠다. 팬츠만은 화천대유, 내 땅은 못 참지.



어쨌거나

대한민국 2030 파이팅!


그리고

은근슬쩍 자꾸만

20대를 끌어들이는

나란 남자도 일단은 파이팅!





[스눕피의 관련주, 아니, 관련 곡 추천]

JAY-Z 'Hard Knock Life (The Ghetto Anthem)'
Produced by Mark 45 King



https://youtu.be/4ZTrfrpTrlw

IT'S THE HARD-KNOCK LIFE FOR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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