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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눕피 Sep 21. 2022

마틴 로즈를 찬양하는 뻘글

버질 아블로의 후임으로 루이비통을 맡는다는 '카더라'



빈티지 샵에서 발견한 정체 모를 옷, 내 몸에는 전혀 안 맞지만 이상하리만치 새롭고 독특한 감각을 불러일으키는, 그래서 (역설적으로) 빼어난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디자인.






영국의 패션 브랜드 'Martine Rose 마틴 로즈'의 디자인을 i-D 매거진의 에디터 'Felix Petty'는 이렇게 설명했다. 마틴 로즈의 팬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주억댈 수밖에 없을 표현일 것이다.






삐걱대고 딱히 잘 어울리지 않는 것들을 조합하는 바람에 무엇 하나 정리되지 않은 듯한 께름칙함, 이 거지 같고 심술궂은 디자인을 누가 알아주기나 할까? 하지만 그 어색함이란 것도 다분히 의도적이었을 것이며(그것도 되게 똑똑하게) 노상 과거의 레퍼런스를 끌고 와 펼쳐놓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두 눈 똑바로 뜨고 미래는 내다보고 있었을 거라는 (맹목적인) 믿음에 일단 숭상하고 보는 패션 브랜드 '마틴 로즈'




영상 인터뷰 속에서 그녀는 항상 웃고 있다. 서글서글한 관상은 과학?




커리어에 '지름길'은 없다면서 시간을 들여 희생하고 노력하라는 꼰대 같은 메시지를 남기는 책임감 있는 누나, 돈벌이를 위해 바에서도 일하고 스타일리스트로도 일하고 학생들도 가르쳤지만 맨즈웨어의 진보적인 크리에이티브 실험을 이어가며 세상이 알아줄 때까지 존버한 N잡러 누나, 일상생활 속에서 만난 흔해빠진 사람들의 현실 패션 고증은 기본이고 '곤충'의 매끈한 바디로부터 얻은 영감으로 컬렉션 의상의 컬러를 배합하기까지 하는 멀티 소스 멀티 유즈, 레퍼런스 편집의 달인 같은 누나, 변방의 아웃사이더 문화와 패션에 구심력을 불어넣어 트렌드의 중심도 모자라 꼭대기로까지 쭉 끌어올려 남성복 패션의 최고 인플루언서가 된 나침반 같은 우리 누나 '마틴 로즈'






지난 2015년에는 킴 존스의 소개로 만난 '버질 아블로와 아이들(BEEN TRILL)'과 함께 두 차례 이상의 브랜드 콜라보를 진행했던 마틴 로즈, 버질 아블로로부터 루이비통 맨즈웨어 디렉터 직의 바통을 이어받을 앞날을 예견하고 미리 준비 운동을 한 것일까?




We have the same references.

- 2015년, 빈 트릴과의
공동 작업을 설명하던 마틴 로즈





미운 구석이 하나 없는 마틴 로즈 누나, 이런 게 팬심인가?



웨일스 보너와 마틴 로즈의 4가지 공통점: 사우스 런던 출신, 자메이칸 패밀리, 패션 이스트, 스눕피의 브런치 조회수 도둑





Anyway 내가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두 패션 디자이너 '그레이스 웨일스 보너' '마틴 로즈'가 버질 아블로를 이을 루이비통의 맨즈웨어 디렉터 유력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는 '카더라' 뉴스를 보고는 '루이비통' 옷 하나 시원하게 지를 여유 하나 없는 나이지만, 뜨거운 가슴만은 시원하게 두근거렸다.







둘 중에 누가 디렉터가 되든 내 지루한 인생 속으로 그 어떤 실득 한 스푼 들어올 리 만무하지만, 기왕이면 '마틴 로즈'가 후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더 잘 어울릴 거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첫째, 버질 아블로의 스트리트 패션 유산을 조금  넓은 가슴으로  받아주어 매력적으로 발전시킬  있는 여지가 있는 디자이너는 누가 봐도 마틴 로즈에  가까우니까, 둘째, 웨일스 보너는 깊게 파는  잘하는 사람이고, 마틴 로즈는 넓게 파는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쉽게 말하자면 아무리 그래도 싸잡아 만족시켜야  사람이 수백 수천만인 루이비통이잖나! 그런데 정확히 나와 같은 생각이 빚어낼 정확히 반대의 결과물을 기대하며 웨일스 보너가 후임 디렉터가 되길 바라는 팬도 있을  같다. 더욱이 너무나 합당한 생각일 것이다. 아무튼 결과가 궁금해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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