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눕피 Sep 23. 2022

칸예의 빈티지 패션 덕질하기

그 많은 돈으로도 시간을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구카현예(구 카니예 웨스트 현 Ye)의 아웃핏 관련 인스타그램 계정을 닥치는 대로 팔로잉하고 있다. 날이 갈수록 거칠어지는 질감과 바래지는 색감, 멀어지는 정감을 느끼며 초딩 시절의 구몬과 눈높이 숙제처럼 일일신의 덕질을 이어간다.



형, 화났어?




트래비스 스캇이 ‘For All To Envy’의 팬이라면 Ye는 자타공인 ‘Unsound Rags’의 처돌이다. 언사운드 랙스는 페르난도 랑헬(Fernando Rangel)이라는 미국 디트로이트 출신의 패션 큐레이터가 운영하는 LA 기반의 빈티지 의류 편집샵이다.




Unsound Rags



페르난도는 현재 잘 알려진 패션 아카이브 샵 ‘실버 리그(Silver League)’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페이드(Fade)와 파티나(Patina)가 분명하게 농익은 ‘Unsound Rags’가 선별해 제안하는 옷은 교양이나 예의라곤 찾아볼 수 없는 그 유별난 꼴 때문에 매력적이다. 그 어떤 최신식 워싱 기술이나 염색 기법을 들이밀어도 세월이 만든 예술을 능가할 순 없다.



예술 혹은 폐품



Ye 형의 못난 거지 꼴을 보고 있으면 참 우습고도 놀랍다. 그 형이 최근 뉴욕 패션위크 현장에 들렀을 때의 사진은 내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페이드 혹은 곰팡이



발렌시아가의 잔뜩 주름 잡힌 광택 코튼 슈트와 언사운드랙스의 빈티지 칼하트 후드 집업 그리고 미국의 실용주의 워크 부츠 브랜드 ‘조지아 부츠’의 조합은 Ye 형이 줄곧 비주얼 오피니언으로 주장해 온 ‘워즉패 패즉워’(워크웨어가 곧 패션이고, 패션이 곧 워크웨어다)의 비전을 다시 한번 확고히 했다.



패셔니스타 혹은 넝마주이




아무래도 주름 없이 반듯한 슈트는 로동하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것이기 때문에 저 형이 발렌시아가의 저런 셋업을 선택한 것은 아닐까 싶다.




I'm more of a messenger
than a rapper.




일반적인 논리로 추측컨대 대부호 Ye 형이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은 사랑과 시간이 전부일 것이고, 그래서 그는 시간을 먹은 빈티지 패션 아이템에 그다지도 열광하며 집착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며 오늘의 칸예 패션 단상을 마무리해본다.



광인 혹은 천재



한창 익명성의 전투를 즐겼던 Ye, 페이스 마스킹까지 언사운드 랙스의 빈티지 아이템을 활용했다. 이 시대의 진정한 광인이 아닐 수 없다.



내가 칸예 패션 덕질에 열을 올리는 이유: "알아야겠어, 그 기분!"



[함께 읽으면 좋은 글]

https://brunch.co.kr/@0to1hunnit/337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