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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눕피 Oct 25. 2022

최초의 야구 모자는 밀짚모자였다.

야구 모자와 버킷햇의 시작점 그리고 뉴에라 캡의 재림



많이 따가웠을까?


최초의 야구 모자는 밀짚모자였다. 심지어 밀짚모자에 모직 바지와 플란넬 셔츠를 입고 경기를 뛰었다. 1840년대 후반, 미국의 일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챙이 있는 야구 모자는 1860년대부터 쓰기 시작했는데, 뉴욕 브루클린의 Excelsior Base Ball Club of Brooklyn이라는 아마추어 야구팀이 처음 쓰고 나온 거로 알려져 있다.





그들은 경마 기수 모자와 군모 등의 스타일을 혼합한 모자를 쓰고 뉴욕주의 여러 도시를 싸돌아다니면서 경기를 했고, 해당 스타일을 알렸다. 그리고 그것은 이후 베이스볼 캡의 원형이 되었는데, 이후 브루클린 스타일이라고 통칭했다.





힙찔이부터 젊어 보이려 발악하는 아재들까지 대놓고 사랑하는 스냅백, 우리가 흔히 메쉬 캡이라고 부르는 트러커 햇까지 모두 브루클린 스타일의 기본 원형으로부터 조금씩 디테일을 달리하며 진화한 것들인데, 햇빛은 가리되 시야는 가리지 않도록 만들어진 160년 전 미국 뉴욕의 체육 활동용 의복이 현대인의 필수 일상템, 패션템으로 발전했다는 걸 생각하면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모양으로 짐작했다.


버킷햇은 또 어떠한가.


아일랜드의 농부와 어부들이 내리쬐는 태양과 쏟아지는 비바람으로부터 얼굴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착용을 시작했다고 알려진 Bucket Hat, 보통 흡습성이 좋은 소재로 제작했을뿐더러 일하는 도중 대충 접어 주머니에 처박아 놓기 좋은 형태인지라 오래도록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후 여느 실용 아이템과 같이 '군'으로 넘어가 모래 덮인 전장이나 무더운 여름의 훈련소 등에서 보호구로 활용된 버킷 햇이 대중적으로 큰 주목을 받기 시작한 건 1980년대 이후라고 볼 수 있는데 LL Cool J나 Run-DMC 같은 미국의 힙합 스타들이 버킷 햇을 즐겨 쓰며 보여준 자유롭고 쿨한 라이프스타일과 태도에 감화된 이들의 패션 모방과 재해석이 아이템 인기에 큰 몫을 했다고 보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 루스한 모양새가 말해주듯이 편안하고 쿨하며 느긋한 감성, 소재와 컬러, 프린팅에 따라 완전히 새로운 감각을 선물하는 버킷 햇은 이제 Gen Z의 아이코닉한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했다. 얼굴값을 한다는 표현처럼 버킷 햇의 유연한 구조와 스타일이 규율과 격식 등에 얽매이고 싶지 않아 하는 젊은 세대에게 그 값을 증명하고 있는 게 아닐까?





과거가 왜 궁금해?


패션 아이템의 원천을 찾아 들어가는 삽질은 생각보다 꽤 재밌는 일상의 취미가 될 수 있다. 우리가 즐겨 입고 쓰는 패션 아이템이 우리의 실제 생활과 얼마나 가까이 붙어 있는지 또는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되새겨볼 수도 있어서 좋은 것이다.





뉴에라 크게 온다!


마지막으로 최신의 모자 트렌드를 하나 짚고 넘어가 보자면 뉴에라 피티드 캡의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다고 (내가 뭐라고) 전하고 싶다.



개코 같은 트민남 라키 형



측면의 기념 자수가 생명이다.



전 세계 스트리트 패션 씬의 제왕적 권력을 가진 이가 래퍼 카니예 웨스트라면 귀신같은 속도와 개코같은 감각으로 하입한 트렌드와 브랜드를 날카롭게 제시하는 이는 래퍼 에이셉 라키다. 그리고 최근에 칸예는 마틴 로즈의 디스트레스드 볼캡을, 에이셉 라키는 근 1년 넘게 뉴에라의 피티드 캡을 밀고 있다.



뉴에라 캡의 챙(바이저)은 원래 기호에 따라 구부려 쓰는 것이다.



얼마 전에 래퍼 크라운 제이가 컴백하면서 뉴에라를 열심히 쓰고 나오고 있는데, 관련 영상에 비웃는 댓글들이 많이 보였다. 언제 적 뉴에라를 쓰고 앉아 있느냔 빈정거림인 듯했다. 그런데 크라운 제이 성님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 그저 패션 트렌드에 빠르게 올라탔을 뿐이다. 뉴에라 캡을 당장 갖다 버리라는 패션 유튜버도 있었다. 역시 투자도 패션도 반대로 가야 성공하나 보다.



[오늘의 추천곡]

남자는 내뱉고 증명하는 삶을 산다. "I said it must 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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