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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눕피 Dec 21. 2023

브런치 왜 계속하냐?

말하자면 좀 긴데, 이사 비용이 너무 커요.



보데가 인사이트



Hidden in plain sight




2006년, 미국 동부 보스턴의 숨은 맛집 같은 스니커즈 큐레이션 스토어에서 출발해 서부 LA를 찍고 이제 온라인을 기반으로 전 세계적 영향력을 떨치고 있는 편집샵 Bodega 보데가의 브랜드 카피.





대충 의역하자면




우리는
빤히 보이는 곳에
숨어 있습니다.




정도가 되려나?





Nothing New


세상 모든 좋은 것은 찾아볼 가치가 있고, 찾는 행위는 보상으로 이어지며, 트렌드는 어디에나 있으나 결국 중요한 건 정보를 분석하는 방법이라는 보데가 창립자들의 신념 그리고 후덜덜!


머릿속에 대충 던져놓고, 느낌으로만 섬겨 온 개인적인 블로그 운영 방침이 몇 있는데, 그것들의 지향점과 많이 닮아 있는 그들의 말씀 때문에 정말 놀랐다.


역시 하늘 아래 새로운 생각이란 없고, 이 세상엔 참으로 무수한 인생 선배님들이 존재한다.


제길슨! 다 해봤구나.



Sensei, I am Senpai.



Been there, done that.




감격스러운


5년 넘게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개인적으로 참 소중하고 감격스러운 순간 중 하나를 꼽자면, 구글 검색창 위에 내가 좋아하는 어떤 키워드를 조합해 검색했을 때, 검색 결과 1페이지 안에 내가 쓴 포스트가 멋지게 등장하는 순간이 아닐까 싶다.



sNooPy's Brunch, This is sNooPy.



보데가 창업자들이 말한 <찾아볼 가치>에 기대어 <찾는 행위>에 조심스럽게 응답하는 일, 기왕이면 가장 첫 번째 검색 결과 콘텐츠로 소환돼 반갑게 손을 흔들고 서있는 일 like "왔어?" or "와썹?"


이를테면



스눕피의 브런치 조회수 도둑 키워드 = 칸예



이렇게 칸예 패션이라든가


혹은



죠와쒀!



이렇게 뉴진스 패션 같은 검색어가 대표적이겠다.



또 너냐?


덧붙이자면 인기 있는 어떤 패션 브랜드나 디자이너를 검색했을 때, '얜 대체 뭐 하는 놈인데 귀찮게 자꾸 내 눈앞에 걸리적거리는 거야?'라는 짜증과 피로를 선물하는 것이 내 블로그 운영의 건방진 목표 중 하나다(열심히 달성 중).


사실 저런 합성 키워드로 月에 누가 얼마나 검색을 해 내 블로그에 들어오겠느냐만, 검색어가 구체적이면 구체적일수록 나와 취향 맞고 생각의 결이 닮은 이들이 나와 通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건 명백한 실화이다. 그리고 내겐 이것을 '증명'할 수 있는 근거 데이터가 있다. 그것은 바로 블로그를 경유해 만난 나의 소중한 인연들이다!


무엇보다 온라인에서나마 멋진 사람들의 이름 옆에 먼지처럼 붙어있을 수가 있으니 이 얼마나 행복한 성덕의 삶인가?


앞으로도 나는 빤히 잘 보이는 곳에 요령껏 숨어서, 나름대로 정리하고 잘 분석된 트렌드에 은근히 연결된 키워드를 흩뿌려놓고, 나와 취향이 딱 들어맞는 여러분의 노크를 언제고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전설의 KNOCK KNOCK 조크 in THE OFFICE




브런치 왜 계속하냐?


앞선 이야기와 연결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는데, 오늘 이 시간에는 내가 브런치라는 플랫폼을 계속 이용하는 이유에 관해 밝혀보고자 한다.


몇 달 전인가 브런치 포스트 수익화와 관련해서 이런저런 싫은 소리들이 참 많이 들렸다. 요는 브런치 운영진으로부터 선택받은(크리에이터 작위를 부여받은) 분들에게만 <작가 응원하기> 기능이 제한적으로 적용된 바람에 그들로부터 간택받지 못한 분들의 원성을 산 걸로 보였다.


그런데 나는 왜 아무런 생각이 없는 거지?





블로그 운영의 출발점으로 돌아가본다.


당시의 나는 블로깅을 통해 돈을 벌고자 하는 목적이 전혀 없었다. 운영 몇 년차가 되어서야 티스토리나 워드프레스 블로그를 통해 애드센스 수익을 어마어마하게 올리는 분들이 계시다는 소식을 듣고(참 뭐든 늦다) 잠시 우울한 기분에 젖어들었지만, 멋쩍게도 그것은 아주 잠시였다.



괜찮다.



현실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깨끗하게 해소할 수 있는 취미 공간, 누군가의 지시나 요청에 응하며(대개 내 스타일과는 거리가 먼) 마지못해 쓰는 글(보통의 경우 밥벌이용 글쓰기)이 아닌 내가 마음껏 떠들고 싶은 이야기를 멋대로 던져볼 수 있는 인생 연습장 정도로 이곳을 활용하는 것에 나는 상당히 만족했으니까.


특히 제안하기 기능이나 가끔씩 프로필에 오픈하는 나의 비공개 인스타그램을 경유해 친구가 되는 소중한 인연을 하나하나 늘려가는 것에 상당한 재미를 붙여서 한 해의 끝자락에서 그 해에 만난 인연을 한 분 한 분 되돌아볼 때면 언제나 충만한 기쁨을 느꼈다.





순진하게


그렇다고 무보수 블로그 거지처럼 빌빌거렸는가 하면 또 그런 것도 아니다(라고 변명해 본다).


개인 혹은 기업과 협업하면서 그리 큰돈은 아니어도 쇼핑을 좋아하는 내겐 너무나도 충분하고 감사한 돈을 받았고 살림에 보탰다. 이 글을 작성하면서 쓰고 있는 모자도 그렇게 산 것이다. 앞으로 쓸 날이 더 많고, 벌 날도 한참인데 이 정도면 됐지 뭘 더 바라냐?라고 셀프 쓴소리를 해가면서 욕심의 혹을 떼어냈다.


조금 늦되도 남들보다 오래 또 멀리 걸어가면서 나만의 이야기를 꾸준히 쌓아나가면, 그 가치를 알아봐 주는 이들과 보배로운 정이 통하게 되고, 그 결과 당장의 명목 상 한 푼 두 푼을 넘어서는 소중한 자산이 내게 쌓여있으리라 순진하게 믿어보는 것이다.



돈을 좇지 마라. 돈은 따라오는 것이다. 근데 이거 맞냐?



실제로는


그런데 조금 더 기능적인 이유를 들어 보자면 그것은 역시 반복하건대 브런치의 구글 검색 엔진 최적화 도움 능력이다.


나는 이것의 덕을 상당히 많이 본 케이스인데, 어떻게 알고 이곳에 찾아왔느냐고 구독자 분들께 물으면 구글 타고 들어왔다고 답하는 분들이 참 많았다.


실제 통계를 봐도 그렇다. 특히 앞선 첫 번째 이야기의 예시처럼 1페이지 장악력은 정말 최고다. 유수의 패션 매거진을 누르고 첫 번째 검색 결과 포스트에 '스눕피'라는 이름이 걸리는 기분은 아주 짜릿하다.



개짱이야!



그날 다짐


내가 2018년에 브런치를 시작하면서 아이폰 메모장에 <매거진 에디터 분들이 참고할 수 있는 블로그>를 만들어보자고 다짐한 글이 있는데,


※ 성덕 자랑 - 현재는 구독자 분들 중 매거진 편집장님만 두 분이다!


실제로 전문가분들이 내 글을 얼마나 참고하실지는 모르겠지만, 매거진 온라인 콘텐츠 위에 내 것이 먼저 등장해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는 모습을 한 번씩 확인할 때면 계속 블로그를 운영해도 괜찮겠다는 명분과 앞으로 더 나아갈 작은 용기가 생기곤 했다.



개나이스!



딱히?


솔직히 말하면 브런치에서 잘 팔리는 글의 감성은 나의 취향과는 맞지 않는다. 그런 스타일의 문장을 내가 잘 쓸 자신도 없을뿐더러 요즘 자꾸 눈에 걸리는 짜증나는 유튜브 쇼츠 챌린지마냥 그쪽으로는 내가 할 말이 없네.


다만 브런치의 편리한 사용감과 지난 5년간 나눈 정 그리고 블로그 이사 비용(블로그 품질 지수 포기와 함께 찾아올 정신적 스트레스나 기존 구독자 선생님들의 불편과 어리둥절 같은 것)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나는 브런치를 떠날 마음이 현재로서는 전혀 없다.



오늘의 결론: 브런치 떠날 마음 없읆




철학


온라인 세상에서 자신이 만든 콘텐츠가 완전히 사라져 버렸을 때, 아쉬워하고 슬퍼하는 사람이 없다면 그것은 무언가 잘못된 것이라고 누군가 이야기했고 나는 매우 뜨끔했다.


그래서 나는 그저 더 많은 수의 구독자와 조회수를 얻기 위해 인기 영합 키워드를 반복하며 '근데 이게 맞는 거야?' 고민하는 콘텐츠가 아닌  그저 한 사람이라도 진심으로 공감하며 끝까지 읽어주면 그 자체로 성공한 포스트가 되기에 홀가분한 마음으로 발행할 수 있는 개성적인 콘텐츠 기획에 관해 진지하게 고민해왔다. ▶ 그리고 이 행복한 고민은 개인 블로그 운영의 가장 큰 재미인 동시에 역설적으로 블로그로 돈 벌 궁리를 했다면 애초에 성립될 수 없었을 (적어도 내겐 매우 소중한) 하나의 귀한 가치인 셈이다.



조낸 진지한 스눕피



감사


아무튼 시답잖은 이야기를 주저리 늘어놓더라도 곧바로 이곳에 들어와 조회수를 낭낭하게 올려주시는 선생님들의 고마움을 나는 언제나 잊지 않고 있다.


더욱이 포스트마다 꼬박꼬박 댓글을 정성스럽게 달아주심으로써 그렇게 해주지 않으셨다면 깊은 밤처럼 까맣게 찾아왔을 나의 무안함을 밝게 깨워 커버해 주시는 감사한 구독자 선생님들의 정성스러운 노력에 나는 진심으로 감사하다.


얼떨결에 수상 소감을 전한 느낌이라서 지금 좀 민망한데, 아무튼 내년에도 글 열심히 쓸 테니까 잘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더불어 올해 안에 쓰고 싶던 소재가 몇 개 더 남았는데, 시간이 많이 부족하네요. 기왕이면 크리스마스 전에 포스트 하나 더 올려보려구요.


딱히 할 것도 없고ㅎㅎ


감사합니다.




일단 들어오셔!
잘해드릴게!
for r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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