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라 부르기도 애매한 4월의 단상들
“허망함과 공포—내가 될 수도 있었고, 할 수도 있었던 것들. 이제는 사라지고, 허비되고, 흩어져버려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것들. 그때 내가 그렇게 행동했더라면, 이것만은 하지 않았더라면, 소심했던 자리에서 대담했더라면, 경솔했던 순간에 좀 더 신중했더라면.”
- 스콧 피츠제럴드
자동차를 사기 위해 매장에 방문하는 사람은 차를 잘 사고 싶다는 마음가짐은 물론 이미 브랜드를 결정했기 때문에 가게 문을 열고 걸어 들어오는 거라고 말한 건 무려 95년 전 서른네 살의 피츠제럴드였다.
그러게. 의도 없는 행동이 대체 어디 있을까 싶다가도, 하고 싶거나 해야 하는 말보다, 안 해도 될 말이나 하나 마나 한 말이 먼저 튀어나올 때면 세상 모든 의도라는 것이 마냥 엉큼하게만 느껴진다.
침대에 누워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데, 죄송한 일투성이라 다시 한번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아무튼 죄송합니다.
지금 내가 느끼는 건, 성인이라는 존재의 자연스러운 상태는 일정 부분 불행이라는 거다. 그리고 나는 성인에게 있어, 자신이 가진 것보다 더 고귀하고 세밀한 존재가 되고자 하는 욕망—“끊임없는 노력”이라고 하는 그 말들—이 결국 끝내 이 불행을 더 증대시킨다고 생각한다. 그 끝, 결국 그것은 우리의 청춘과 희망이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 스콧 피츠제럴드
미국의 유명 출판업자 실비아 비치는 인간 '피츠제럴드'의 본질을 “타락한 천사의 매혹”이라고 묘사했다. 믿을 수 없을 만큼 순수하고 충직한 사람,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고 너그러움을 베풀고, 그 호의에 감사하지 않는 사람들에게조차 늘 감사했던 사람.
130년 전에 태어난 위대한 작가의 생각이 여전히 내 잠재의식 속 유효한 인생 판단의 기준이 되어준다는 사실에 지극한 감사함을 느낀다.
(뻔뻔) 여러분, 인생이 곧 불행입니다. 쩝.
와이프밖에 모르던 테토남 '레이먼드 챈들러'가 그의 개인 비서에게 보낸 편지가 꽤나 감동적이다.
몇 번을 곱씹어 읽어봤을 정도.
아무튼 예쁘게 번역했으니 함께 감상해 보시죠.
"나는 완벽주의자라기보다는, 그냥 일이 제대로 되길 바라는 것뿐이에요. 남들이 내 변덕에 맞춰 자기 삶을 희생하길 바라는 건 절대 아니고요. 혹시라도 내가 그렇게 행동한다고 느껴진다면, 제발 그렇다고 내게 말해주세요."
"언제나 당신의 개인적 권리를 주장하세요. 당신은 한 명의 인간이니까. 컨디션이 늘 좋을 수는 없죠. 지쳐서 쓰러지고 싶을 때도 있겠죠. 그러면 제게 말하고, 그렇게 하세요. 신경이 예민해지고, 잠시 바람을 쐬고 싶어질 수도 있잖아요? 그럴 땐 주저 말고 말하세요. 그리고 그리 하세요. 출근이 늦었다고 사과하지 마세요. 그저 이유를 간단히 설명하면 됩니다. 설령 그 이유가 터무니없더라도 말이죠. 타이어가 펑크 났을 수도, 늦잠을 잤을 수도, 술에 취했을 수도 있죠. 하지만 우리는 모두 그저 인간일 뿐입니다."
"나는 당신으로부터 질서와 체계를 필요로 해요. 왜냐면 나 스스로 그게 영 엉망이거든."
"문장이든, 단어든, 심지어 쉼표 하나라도 완전히 이해가 안 되면, 꼭 말하고 설명을 요구하세요. 설명을 들어도 여전히 이해가 안 되면, 또 다른 설명을 요구해야 해요. 원하는 만큼 확실히 알기 전까지 절대 만족하지 마세요. 질문하는 건 절대 바보 같은 짓이 아니에요. 답을 짐작하고 틀릴 가능성에 기대는 게 진짜 바보 같은 짓이죠."
"이 작품을 출판하는 이유는, 종종 매우 어둡고 암울한 주제를 다루는 작가들이 의외로 주변 사람들에게 가장 친절하고 온화한 사람들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에요. 이 작품은 비관적인 세계관으로 잘 알려진 작가의 더 부드러운 면모를 보여주죠."
마키하라 노리유키 센세 때문에 다시 일본어를 공부하고 싶어졌다.
일어는 2006년부터 2008년까지 고등학교에서 제2외국어로 배운 게 전부이지만, 기무라 타쿠야의 드라마와 스마스마가 나의 든든한 생활 일어 선생님이 되어주곤 했다.
요샌 ChatGPT와 함께 틈나는 대로 맛키 센세의 꾸밈없이 담백하지만 잔상이 오래 그리고 많이 남는 가사를 의역하면서 궁상을 떨곤 한다.
고맙다, 인공지능아!
너 정말 천재 아니니?
음, 아무튼, 일어 공부, 다시 시작해 볼까?
그 사람 얘기할 때의 너는
평소와는 조금 달라 보여.
무심해 보이는 손짓조차
손끝까지 붉게 물든 것 같아.
오늘 내가 부린 최고의 멋도
누굴 위해서인진 너는 모르겠지.
“좋아하는 사람 있어?”
그런 건 묻지 마.
그게 너라는 말,
차마 못 하겠어.
I love you so madly.
Yes, I can't go on without you.
But you love him!
내가 이 마음을
꺼낼 수 없는 이유,
너도 어렴풋이 알 거야.
너무 솔직한 너는 가끔 잔인해.
상처를 줘도 모르는
네가 미워지려고 해.
“둘이 잘 어울리더라.”
굳은 입술로 겨우 꺼낸 말.
너의 눈을 오래 마주치면
내 마음이 들켜버릴 것 같아서.
밤이 내려오는 길 위,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앞 유리에 비친
너의 곧은 무릎.
“어떻게 생각해?”
같은 말, 묻지 말아 줘.
그가 나쁜 사람이
아니라서 더 괴로워.
I love you so madly.
Yes, I can't go on without you.
But you love him!
바람의 방향을 바꾸려면
조금은 노력이 필요하겠지.
말을 많이 나누진 않아도
쭉 너를 생각하고 있어.
언제나 그래.
<80km/h の気持ち>
by. Makihara Noriyuki
■ 오늘 함께 듣고 싶은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