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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Wham!의 <Last Christmas> 그리고 두 번의 생일

by 스눕피


Last Christmas


몇 해 전 친구가 선물한 따뜻한 생일 축하 메시지–"4월, 날 좋은 따뜻한 봄에 태어났네."라는 말 한마디에 얼마나 울컥했는지 모른다.


어디선가 읽었는데, 사람은 자신이 태어난 달에 가장 크고 깊은 사랑을 느낀다고 했다.


세상 모든 엄마의 간절한 마음이 신비로운 사랑의 선물로 꽃피는 기적 같은 운명의 에너지가 일 년에 딱 한 달 제자리를 찾는 시간이기 때문은 아닐까.



1984년 8월, 21살의 팝스타 ‘조지 마이클’은 크리스마스 차트 1위를 목표로 홀리데이 히트곡 제작에 나선다.


연말 분위기를 돋우기 위해 스튜디오를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꾸미고, 모든 악기를 꼼꼼하게 연주하며(심지어 썰매 방울 소리도 직접 만들었다) 그는 곡을 써 내려갔다.


데모곡을 녹음한 순간,

마이클은 대성공을 예감했다.



1984년 12월, 자선 그룹 Band Aid의 <Do They Know It’s Christmas?>와 Wham!의 <Last Christmas>, 이렇게 두 곡의 싱글이 크리스마스 차트 1위 자리를 놓고 경쟁했다.


결국 차트 정상에 오른 건 에티오피아의 기근 기금 마련을 위해 탄생한 Band Aid의 자선 음악이었다.


흥미로운 건 Wham!의 조지 마이클이 Band Aid의 싱글 곡에 참여했다는 것이고, <Last Christmas>의 저작권료 또한 같은 자선 목적으로 기부됐다는 점이지만 말이다.



이후 전 세계적인 크리스마스 카탈로그가 된 Wham!의 <Last Christmas>는 영국 차트 정상에 오르지 못한 싱글 중 가장 많이 팔린 곡이 되었다.


그리고 발매 39주년이 되는 해에야 영국 공식 차트 크리스마스 1위 자리에 오르는 영광을 안게 됐다.


하지만 전 세계인의 마음속에 크리스마스의 온기를 불어넣은, 누구보다 크리스마스를 사랑했던 영국 남자 '조지 마이클'은 그 모습을 보지 못하고 2016년 크리스마스에 세상을 떠났다.


무려 12월 25일.



한여름에 녹음된 한겨울 같은 노래. 행복한 멜로디와 들뜨는 리듬, 그러나 결국 슬픈 짝사랑의 이야기.


초여름에 태어나 크리스마스에 눈을 감은 조지 마이클의 인생 시작점과 그 끝점을 연결해 본다.


반대를 그리고, 반대를 그리워 한 우주의 운명적 장난, 이것이 진짜 사랑의 모습이라고?


조지 마이클 선생님,


아무튼 두 번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편히 쉬소서!



■ 오늘 함께 듣고 싶은 노래

https://youtu.be/DcC6SU93OXE?si=V2H5SKjQGtQ-h0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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