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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눕피 Dec 15. 2018

실수하며 삽시다.

스눕피의 단상단상(14)


실수의 순간은 어김없이 찾아온다. 절대로 일어날 것 같지 않던 일이, 그보다 일어나지 않는 편이 아무래도 내겐 더 유리한 그런 상황이 반드시 찾아오는 것이다. 언제나 숨을 고르게 쉬며 삶의 안녕과 인생의 충만함을 부드럽게 느끼고 있을 만큼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은 것이다.


이런 날, 하필이면 이런 상황에서, 이런 꼬락서니를 한 내게 왜 이런 엄청난 일이 벌어져서 나를 괴롭히는 것인지 최근 내가 저지른 악행(?)을 돌아보아도 딱히 매칭 되지 않는다. 사필귀정 인과응보?

모든 실수의 순간은 의도된 것이라고 프로이트는 말했었는데, 그렇다면 내가 불편하기 짝이 없는 이 상황을 실은 은근히 기대했던 것은 아닌가, 하고 작은 기억들을 더듬어보기도 한다. 물론 답은 언제나 ‘모르겠음’으로 귀결된다.


실수가 빚어낸 개인적 사건과 사고를 받아들이는 것은 사람 나름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믿는다. 마지막 순간에 우리는 모두 무조건 반성할 것이고, 앞으로의 마음가짐과 행동거지에 대한 하나의 지침으로써 우리의 지난 실수를 적극 활용할 거란 것을.


우리 가끔은 실수도 하면서 삽시다!, 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조금 재수 없는 이야기가 될 것 같고...... 아무튼 그때그때 슬기롭게 조건이 허락하는 한 가장 마음이 편해지는 길을 택하며 살아갑시다. 그곳에는 실수도 물론 포함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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