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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눕피 Dec 30. 2018

아저씨 로션

스눕피의 단상단상(16)

‘멘넨 스킨 브레이서 스킨 컨디셔닝 밀크’라는 제품의 향은 대중목욕탕에 비치되어있는 로션 향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아저씨들이 목욕탕 다녀오면 진하게 풍기는 그 냄새, 그거다.) 요즘 집에서 샤워를 하고 나면 이 멘넨이라는 브랜드의 로션을 몸에 마구 바르는데 만약 목욕탕 감성이라는 것이 있다면, 나는 목욕탕 감성을 듬뿍 먹이고 잠자리에 든다. 이 로션을 바르고 나면 묘하게 기분이 좋다. 이유는 간단한데 목욕탕에서 깨끗하게 떼를 불려 확실하게 밀어내고 상쾌한 기분으로 목욕탕 밖으로 나와 몸에 와 닿는 시원한 공기의 감촉 그리고 그때 은근하게 내 코 속으로 밀려들어 오는 로션의 향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캬!


음, 이건 조금 다른 이야기이다. 며칠 전에 친구와 함께 카페에 갔는데,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니 축축하고(?) 묵직한 공기와 함께 목욕탕 냄새가 확 풍겨와서 친구와 그것에 관해 쓸데없이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눴었다. 어쨌든 둘 다 그 냄새가 굉장히 좋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는데, 어쩌면 이 모든 것이 주인의 마케팅 전략일지도 모른다고 수군대기도 했다.

목욕탕 냄새 나아가 목욕탕과 관련한 냄새를 좋아하지 않는 한국인은 많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한국인도 일본인만큼이나 목욕탕과 친하니까. 그건 그렇고......아, 일단 지금 목욕이 너무나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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