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한 마음과 단순한 생각이 세상을 지배하다.

나 혼자 산다와 QUAVO의 앨범은 어떤 공통점이 있나?

by 스눕피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진다. '나 혼자 산다'의 고정 패널들은 하나 마나 한 말을 주고받으며 바보처럼 놀고, 별 것 아닌 소소한 일상 속에서 작은 재미를 찾아 아이처럼 좋아하고, 모두가 다 아는 이야기를 새삼스럽게 주고받고 서로를 놀리며 깔깔대기 바쁘다. 주인공 중 그 누구도 무거운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다. 또 쓸데없이 진지한 이야기로 피곤한 분위기를 조성하지도 않는다. 정말이지 별 것 아닌 연예인들의 일상 나열. 사람들이 '나 혼자 산다'에 그토록 열광하는 이유일 것이다.


어제는 10월 12일에 발매된 미국 힙합 신에서 가장 HOT한 래퍼 QUAVO의 새 앨범 'QUAVO HUNCHO'를 들었다. 그저 실실대며 기분 좋은 마음으로 19개의 트랙을 단숨에 해치웠는데, 솔직히 말해 옛날 같았으면 욕 다섯 바가지는 했을 거다. 다른 걸 다 차치하고 QUAVO가 써 내려간 초딩 수준의 가사는 정말 압권이었으니까.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지? 단순 무식한 명사, 형용사, 동사들의 끝 없는 나열.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그 지점이 사람들이 'QUAVO'를 그토록 사랑하는 이유의 큰 부분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오프라인 책방에 들러보자. 이내 서점을 몇 바퀴만 돌아보면 그 누구라도 출판 시장의 요즘 동향을 살펴볼 수가 있다. 당신이 어제 서점에서 호기심에 들춰봤던 그 책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그것이 요즘 출판 시장의 동향이 아닐까. 복잡한 세상 속 상처받은 영혼들을 위한 갓 흔든 핫팩만큼 따뜻한, 애플의 디자인처럼 간결하기에 더욱 강력한 위로의 말씀들 말이다. 공인된 문학 작가의 진지하고 심각한 위로의 메시지보다 현실에 치여 고단하게 인생을 살아가는 이름 모를 어느 직장인의 담담한 자기 고백이 우리에게 더 큰 울림을 주고 있는 것이다.


복잡한 세상이다. 생각도 많고, 말들도 많다. 그렇기에 탈도 많다.

이제 우리는 진짜 편한 마음으로 진짜 단순하게 생각하며 살아가고 싶다.

내 마음이 자꾸 말한다.

"사실 인생이란 시시한 농담 같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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