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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안개 석연 Mar 23. 2016

봄이야 이제 네가 주인이다

행여 온기 새어 나갈세라

찬바람 비집고 들세라

겨우내 꼭꼭 닫았던 문

살짝 열어 고개 내미는데

어디서


놀란 가슴 쓸어내리며

열던 문 도로 닫지만

이미 마음은 바깥으로 향한 걸


귀 쫑긋 세우고

굳었던 땅이 하품하는 소리

아주 작은 기운도 뿌리로 모우고

줄기와 가지들 근근이 버티게 한 나무들 기지개 켜는 소리

이미 봄은 시작되고 있는 걸


뒤처진 겨울

길 떠날 채비 다 갖추고도

못내 아쉽고 아쉬움에 차마 발 떼어 놓지 못하고

뒤돌아보고 또 돌아보지만

이미 저만치 봄기운이

아지랑이며 꽃망울이며 봄 향기를 잔뜩 싣고서

고갯길을 넘어오고 있는 걸


이제 가야지

가야 할 때가 되었는 걸

미련 모두 떨치고

아쉬움 모두 접고서

이제 가리라

안녕


봄이야 이제 네가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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