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리 이야기 1

내 이름은 푸리

by 돌안개 석연

내 이름은 푸리

지금의 주인을 만나고 새로 지어진 이름이다


출생일 추정: 2022.04.10

품종: 믹스견

성별: 암컷

기타: 3~4개월 전(24.09월 현재 기준) 출산 경험 있는 것으로 추정


예전에 나의 이름은 무엇이었는지? 어디서 어떻게 왔는지? 간혹 내게 물으며 궁금해하는 새 주인에게 나는 무엇도 전할 수가 없다.

말을 할 수도 없고 글을 쓸 수도 없다.

주인과 내가 하는 대화는 눈으로 모두 전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들도 나를 무척 궁금해하고 이해하려 하지만, 나도 그들에게 최대한 마음을 전하려고는 하지만...

안타까운 답답함을 지닌 채 조금씩 교감해 나가려 할 뿐이다.

아니 어쩌면 나조차 나의 이름과 과거를 기억 못 하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애써 기억하고 싶지 않은지도 모르지.

어느 날 어떻게 내가 여기에 오게 되었는지? 차도를 따라 여기저기 다니다가 우연히 들어선 곳.

그들도 나를 반기지 않았고, 내쫓으려고도 했고, 유기견 보호센터에 잡아가라고도 했었고, 반려견과의 삶을 생각해 본 적 조차 없었던 그들이기에, 어느 날 갑자기 들어와 맴돌며 가지 않는 나의 존재가 반가울 리 없었을 터이다.

내쫓아도 내버려 두어도 가지 않는 나를 제 발로 나가기 전까지 보살펴 주기로 마음먹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반려견을 키워 본 일이 없던 그들은 혹시나 내가 더 이상 새끼를 낳으면 어쩔까 하는 염려에 내게 중성화 수술도 시켜 주었다. 그러면서 내게는 추정으로 밝혀진 출생일과 품종, 출산 경험이 있는 것이 알려졌을 뿐이다.

어찌 되었든 나는 새로운 주인을 만났고, 그로 인해 동물등록증을 교부받을 수 있었으며 그들과 나의 동거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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