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보금자리. 푸리네
처음 이곳에 들어왔을 때 내 자리는 없었다. 무단 침입한 내게 당연한 것이었지만. 낮에는 주차된 탑차 아래서 쉬다가 탑차가 움직이면 또 다른 차 아래나 옆에서 쉬다가, 길 따라다니다가 돌아와서는 그늘진 자리에 앉아 쉬다가 차들이 오가면 달려 나가다 돌아오기도 하고, 넓은 마당을 놀이터 삼아 뛰고 놀았다.
어느 날부터인가 조금씩 내게 관심을 가지고 밥도 주고 불러도 주는 이 집주인들에게 조금씩 다가갔다. 집으로 올라가는 계단 아래, 처마 밑에 앉아 잠이 들기도 했다. 그러다 내 자리라고 내어 주는 새로 산 방석에 앉았고. 비가 오는 날. 비를 피해 계단 위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처음엔 계단 위 까지는 엄두에 두지 않았다고 했는데...
그러다 날씨가 추워지자 나의 집을 마련해 주고
발열 매트를 구입해서 넣어 주고.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 전기매트까지 갖추어진 나의 집.
가끔씩 새 주인은 내게 묻는다.
"푸리야 넌 어디서 왔니?"
"예전에 네가 살던 곳이 좋아? 지금 이곳이 좋아?"
"길을 가다가 옛 주인을 만나면 푸리는 어디로 갈까? 옛 주인에게 갈까? 우리에게 올까?"
그러다가
"푸리는 속으로 답할지도 모르지. 지금 이곳보다 훨씬 좋은 방에서 컸었는데...라고 말할지도 모른다고..."
" 한 번은 산책을 갔다가 도망을 가려고 막 달려가는데 푸리야 푸리야 부르는 소리에 차마 떠나지 못하고 돌아왔다고 할지도 모른다고..."
글쎄
나도 모른다. 내가 어디서 왔는지? 어떻게 살고 있었는지? 옛 주인을 만나면 그에게 갈지? 지금 이 주인에게 올지?
다만 어렴풋이 느껴지는 것은
지금 이 주인들은 내게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나를 챙겨주고 있다는 것.
예전에 그들에겐 상상할 수 조차 없었던 사랑을 내게 쏟고 있다는 것을.
내게 던지는 많은 질문들에 내가 하는 대답은 지금 나의 이 모습들이다.
신나게 산책하는 모습.
오전 산책 후 푸리네에 노곤하게 쉬고 있는 모습.
사무실 한편에 편안하게 쉬고 있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