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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안개 석연 Mar 25. 2016

틀림이 아니라 다름에 대한 인정

틀림이 아니라 다름에 대한 인정


관문. 대학 입시의 관문이라고 생각하는 수능이 끝났다. 인터넷 기사에서 닫힌 수능시험장 밖에서 눈물을 닦으며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학생을 보았다. 지각을 해서 들어가지 못한 것이다.... 또 한편에선 삼수생이 시험의 중압감을 이기지 못해 자살한 뉴스가 실렸다....

예전에, 학교 시험과 상관없이 나름대로 자녀를 키우는 부모를 보면  참 대단하다 싶었다. 나는 저럴 수 없을 것 같았다. 나도 저렇게 키우고 싶은데 그럴 용기를 낼 수 없었으리란 것이 더 맞으리라. 입시와 상관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것 하며, 하고 싶고 잘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으면 좋으리라, 막연히 생각은 했지만 실천할 생각은 못했다. 살면서 살아가는 방법은 모두가 같지 않으며 같을 수도 없다는 것. 삶의 방법은 다르지만 나름대로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보고 느끼면서도 쉽게 그 길로 나서지는 못했다. 나의 이런 미련을 알았을까? 나의 용기가 굳이 필요하지도 않게 나의 그런 미련은 조금씩 떨쳐질 수밖에 없었다. 예전에 공부만으로 보이던 세상이 공부가 아닌 세상으로 눈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내가 낼 수 없었던 용기가 자연스러운 선택으로 내 앞에 놓인 것이다.

가끔은 예전의 내 시선으로 눈 돌려지는 나를 발견도 하고,  또 때로는 그 예전의 시선 앞에 서 있는 나를 발견하기도 한다. 하지만 곰곰이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 안에 앉으면 나는 말하고 있다. 다르다. 모두가 같지는 않다. 다르면 다르게 살면 되는 것이다.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다. 그 다름을 알고 그 다름에 맞는 것을 찾자. 똑같은 기준으로 맞고 틀림을 가르는 것이 아니라 다르게 보는 것. 축구를 잘하는 것은 맞고 수영을 못하는 것은 틀린 것이 아니라, 축구를 잘 하는 것과 수영을 잘 하는 것은 다르다는 것.

다름에 대한 인정은 그 다름을 존중할 수 있고, 그 다른 것을 키워 줄 수 있다. 끊임없이 나를 비운다고 생각하며 언제까지 비워야 하나 생각했던 적도 있지만, 비워짐으로 볼 수 있는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어 감사하다. 눈을 돌리면 그동안 보지 못했던 다른 세상을 볼 수 있다.


아직 어리고 젊고 가능성 많은 이 땅의 아이들이 수능의 결과만으로 좌절하고 절망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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