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나도 남는 것

by 락임

1월, 2월, 3월…

하루하루 달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12월.

또 한 해가 끝났다는 걸

조용히, 그러나 묵직하게 실감하게 된다.

2025년 한 해도 벌써 반이 지나고

곧 12월이 오겠지라는 생각이 든다.


올해는 어떤 일이 있었지?

나는 얼마나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을까?

이런 질문이 자꾸만 마음속에 떠오른다.

생산적인 하루였는지,

더 나은 나로 살아냈는지,

기록보다 기억이 먼저 따져 묻는다.


아이들은 점점 커지고,

나는 그만큼 더 나이가 든다.

거울 속 모습도,

사진 속 자세도

예전 같지 않다는 걸 문득문득 느낀다.


하지만 그 속도를 탓하기보다는

그 안에 쌓인 시간의 무게를 느끼려 한다.

그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울고 웃고,

포기하고 다시 일어서고,

사랑하고 때로는 상처받으며

우리는 살아냈다.


아이와 나눈 작은 대화들,

남편과 걸었던 저녁 산책,

친구들과 웃으며 마셨던 커피 한 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그 모든 순간들이 우리 삶의 역사다.

그리고 그 히스토리는 결코 가볍지 않다.


어떤 날은 아무 일도 하지 못한 것처럼 느껴져도,

그날도 분명 누군가를 안아주었고,

어떤 말 한마디는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었으며,

그 시간 속에서도 우리는 ‘살아 있었다’.

그것이면 충분하다.


시간은 흘러간다.

하지만 흘러간다고 해서

모든 것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그 안에 살아 숨 쉬는 기억과 감정,

그리고 우리만의 이야기들은

오히려 시간이 지나야 더 선명해진다.


그래서 나는 이제

‘시간의 무게’ 앞에서 주눅 들지 않는다.

그건 내가 살아낸 삶의 깊이이자

우리 가족이 함께 걸어온 여정의 흔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하루를 차곡차곡 쌓아간다.

어제보다 더 의미 있는 내일을 위해,

시간이 지나도 남을 무언가를 위해.

월,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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