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 식당 하나 있다는 것

by 락임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입맛에 꼭 맞고, 분위기까지 좋으며, 가격까지 착한 식당이 있다는 건 생각보다 큰 축복이다.

매번 새로운 곳을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되고, 뭘 먹을까 고민할 때 늘 든든한 선택지가 되어준다.

우리 가족에게는 그런 곳이 있다. 마치 우리 전용 식당처럼 자주 가게 되는, 특별한 단골 식당.


일요일 오후, 가족이 함께 거실에 모여 앉아 “오늘은 뭐 먹지?” 하는 익숙한 대화를 나누던 중,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그 식당 가자!”라고 말한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모두가 어디인지 아는, 이름보다 익숙함이 먼저 떠오르는 곳.

그렇게 우리는 익숙한 발걸음으로 그 식당 문을 연다.


오늘은 4 식구가 다 다른 메뉴를 골랐다. 큰아이는 배가 많이 고프다며 2개를 주문하고, 결과적으로 테이블엔 5가지 태국 로컬 음식이 놓인다.

모두 다른 메뉴지만, 다행히 서로의 입맛에 맞는다. 테이블 위로 차례차례 놓이는 음식들.

익숙한 향기, 익숙한 색감, 그리고 한 입 넣는 순간 느껴지는 그 익숙한 맛. 몇 년을 살아도 이 맛은 여전히 반갑다.


첫 번째는 팟타이. 쫄깃한 쌀국수에 달콤 짭짤한 소스가 어우러지고, 숙주와 부추가 아삭하게 씹힌다.

라임을 살짝 짜 넣으면 감칠맛이 한층 살아난다.

두 번째는 팟끄라파오무쌉, 다진 돼지고기를 매콤하게 볶아 밥 위에 얹고,

반숙 달걀을 톡 터뜨려 비벼 먹으면 중독성 강한 맛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세 번째는 파냉무, 진한 코코넛 밀크와 부드러운 돼지고기가 어우러진 태국식 커리.

고소하면서도 살짝 매콤한 맛이 매력적이다.

네 번째는 꿍팟퐁커리, 커리 향이 진한 달걀 소스에 새우가 통통하게 들어 있다.

부드럽고도 진한 맛, 아이들도 참 잘 먹는다.

마지막은 북부 스타일의 대표 음식, 카오써이.

바삭한 튀김면이 고명으로 들어가고 부드러운 커리 국물이 어우러져 숟가락이 멈추지 않는다.

각자의 접시를 맛보다가, 서로의 음식을 한입씩 나누며 웃는다.

아이들도 잘 먹고, 어른들도 만족스러운 식사.

그렇게 한참을 배불리 먹고 계산을 하는데,

나오는 금액은 단돈 12,000원 정도. 믿을 수 없는 가격에, 마음이 더 포근해진다.


한식은 주로 집에서 해 먹지만, 태국 로컬 음식은 이 식당을 자주 찾는다.

마치 우리 가족의 전담 식당처럼 말이다.

이곳이 없어진다면 어쩌나 하는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허해질 만큼, 이제는 생활의 일부가 된 공간.


내 삶의 반경 안에, 늘 반갑게 맞아주는 식당 하나가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지금 이 일상은 꽤나 든든하고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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