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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평론 이도 Dec 27. 2021

덜 보여주기, 더 보여주기. 실화의 <노웨어 스페셜>

2020, 우베르토 파솔리니

***스포일러 없습니다.

전작 <스틸 라이프>로 베니스 영화제 4관왕에 오른 우베르토 파솔리니 감독의 새로운 작품 <노웨어 스페셜>은 실화를 기반으로 한다. 사실상 첫 데뷔작인 다니엘 라몬트와 차기 제임스 본드의 유력 후보로 화제를 모으며 <작은 아씨들>, <미스터 존스>에서 이미 연기력을 입증한 제임스 노튼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그만큼 많은 매력 요소들을 가진 이 영화를 더욱 진하게 느낄 수 있는 관전 포인트를 몇 가지 나눠보고싶다.

우선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의 시작은 신문이었다. 신문을 보던 감독 우베르토 파솔리가 한 아버지가 불치병으로 인해 세상을 떠난 후 자신의 어린 아들과 함께할 새로운 가족을 찾는다는 이야기를 보고 영감을 받아 영화제작으로 이어진 것이다. 서른네 번째 생일을 맞는 침착한 성격의 창문청소부 ‘존’과 그와 닮은듯한 네 살짜리 아들 ‘마이클'은 과연 새로운 가족을 찾을 수 있을까. 새로운 가족을 찾는다는 것엔 어떤 부모를 만날 것인가, 가족의 형태는 어떠해야하는가, 입양이라는 문제까지 확장시켜 질문을 던진다.

매번 각기 다른 형태의 창문을 닦는 존의 시야에는 창문 너머의 세상과 창문에 비춰지는 세상이 담긴다. 때로는 푸른 하늘 가운데 몽실한 구름, 창문 너머 웃으며 이야기하는 사람들,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아이들의 평범함조차 존에게는 투명한 벽과 같이 닿을 수 없는 존재로 느껴진다.

네 살짜리 아이에게 죽음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존의 모습에는 단순한 가르침 이상의 감정들이 담겨있다. 많은 대사들로 감정을 표현하고 관객들의 감정을 흔들어 놓는 영화가 아니다. 죽음을 앞둔 부자의 침묵 속에 이들의 진정성은 깊어진다. 영화는 죽음으로 시작을 하여 아들에게 죽음이 무엇인지 가르쳐주는 것부터 시작해 새로운 관계 맺음과 부자간의 관계의 작은 감정선까지 섬세하게 풀어낸다.

죽음으로 시작해 부자간의 사랑을 보여주는 <노웨어 스페셜> 오는 12 29일에 개봉한다.


***본 리뷰는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초청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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