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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지적 작가 시점 Jun 04. 2022

라떼는 말이야~ 피의자 검거하다가 투신하기도 했었어!

<라떼마리즘> 주거지에 있는 피의자 검거 노하우

형사들끼리 영화나 드라마 때문에 시민들의 눈높이(?)가 너무 높아졌다고 이야기하곤 한다.

경찰에 신고를 하면 범인을 추적해서 검거할 때, 범죄도시의 마석도 형사처럼 사회악인 그들을 시원~하게 엎어치기나 밭다리 후려서 제압하고 수갑 채우는 그런 검거 장면을 기대하는 분도 있다.

그러나, 그런 장면은 현실에서 잘 일어나지 않는다.



2011년 9월 서울의 모 강력팀 형사 4명은 상습절도 혐의로 이모씨(51세, 여)를 추적하고 있었다.

아파트 7층 자택에서 압수수색 도중, 이씨는 범행 당시 사용했던 교통카드를 찾아 주겠다며 안방으로 들어가 그대로 창문으로 투신하여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 이후 고층 건물에서 피의자를 검거하기 위해서는 미리 창문 아래쪽에 매트리스를 설치하는 등 조치 후 검거하는 것으로 지침이 바뀌었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가 않다.

아파트 창문 어디로 뛰어내릴지도 모르는 데다 그때마다 119에 의뢰해서 매트리스 요청하는 것도 쉽지가 않다.


그러면 집에 있는 범인은 어떻게 검거하는가?

(라떼는 말이야...) 예전에는 동사무소 직원, 가스 검침원이라고 해서 문을 열게 하거나, 택배원 복장으로 갈아입고 택배로 위장하기도 했었다.  

요즘은 이 방법이 범죄꾼들에게 다 알려져 잘 쓰지 않는다.  

그 외 다른 신박한 기법들이 있으나, 보안 상 언급하기가 곤란하다.


요즘 트렌드는 투신 위험도 배제하고, 여러모로 안전한 나올 때까지 기다리기 기법을 쓴다.


무조건 기다린다. 나올 때까지...


2021. 2. 18. 01:30경 서울 강남의 모 호텔에서 1억 2천만 원 사기 혐의로 지명수배 중인 39세 김 모씨를 추적수사팀에서 검거하였다.


호텔에서 장기 투숙 중임을 확인하고는 호텔의 협조를 받아 바로 옆방에서 잠복을 들어갔다.

동종 전과도 있고, 도주하다 체포된 전력도 있어서 함부로 호텔 밖으로 나오지 않던 피의자 검거에 애를 먹었다.

드디어 김씨가 생수 룸서비스를 요청했다. 촉이 빠른(?) 김씨는 문 밖 복도에 놔두고 가 달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렇게 기다린 지 3시간 여...

생수를 가지러 문을 여는 김씨를 체포했다.



이렇게 알려주면, 피의자들이 알고 안 나오면 어떻게 하냐구요?

걱정 마세요.

평생 문 밖으로 안 나올 자신 있으면 안 나와도 됩니다.

언젠간 나올 것이기 때문에 우리 형사들은 몇 날 며칠 누가 이기나 해 볼 겁니다.


<라떼마리즘>
피의자의 안전이 최우선이다.
주거지 내에 있는 피의자를 무리하게 검거하려 하지 마라.
무조건 기다려라. 무조건...
나올 때까지...


https://news.v.daum.net/v/2011092214422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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