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천지적 작가 시점 Apr 12. 2022

경찰서 유치장에 웬 벽화?

"범인에게 형벌을 부과함으로써 사회 일반을 범죄로부터 예방하는 것이 아니고, 그 범인이 다시 범죄에 빠지지 않도록 재사회화하는 것을 말한다."


경찰학 사전에 나오는 '특별 예방'의 정의다.

내가 좋아하는 법률용어 중 하나다.


이에 반대되는 개념은 '일반 예방'인데,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처벌함으로써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아 범죄를 저지르면 저렇게 처벌되는구나 하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다른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르지 못하도록 예방하는 것이다.
효과면에서는 특별 예방이 더 나을 것이나 비용적인 측면이나, 기간 면에서 비효율적이므로 일반예방에 더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특별 예방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본다.



2014년에 승진에 따른 지방 교류 근무로 포항북부경찰서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그 당시 그런 특별 예방적인 안을 추진하고 싶었는데, 내가 맡고 있는 유치장 업무와 관련하여 그럴 기회가 생겼다.


다소 무모하고, 쓸데없는 일 벌이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도 있었으나, 오늘 절반 정도 작업이 끝난 유치장을 보니 그게 다 기우였던 듯 싶다.


포항시뿐만 아니라 대학생들, 봉사단체 회원님들의 적극적인 협조 - '력자'라고 불러드리고 싶었다. 벽화 시안을 그대로 벽에 재현하는 것을 보고 말이다. - 로 기대 이상의 인권친화적 유치장 환경이 될 것 같아 나름 뿌듯하다.


특수한 공간이라 다 공개할 수는 없지만, 사회에서 고의로든 과실로든 잠시 소외된 사람들이 이곳에 들어와 저 벽화를 통해 조금이나마 힐링이 되고, 다시는 이곳에 들어오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주신 포항시, 봉사단체 등 관계자 여러분, 유치관리팀장님을 비롯한 유치인 보호관들 여러분, 벽화 그리시느라 고생하신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http://news.v.daum.net/v/20140617195107941


2022년 4월 12일 현재도 이 벽화는 유치장에 있다. 그러나, 포항북부경찰서는 5월에 신청사로 이전 계획이 있어서 이 유치장 벽화는 이제 곧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이제 다시는 볼 수 없는 저 유치장... 그로 인해 이 글도 곧 역사가 되는 셈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여친소? 여파소!) 내 여경 파트너를 소개합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