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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지적 작가 시점 Jul 26. 2022

냉동고 영아 엄마는 부적절한 관계 제3의 여성-××신문

꼬꼬무 냉동고 영아 / 담당 천형사가 들려주는 비하인드 스토리(2)

SBS 꼬꼬무 방송화면


SBS 꼬꼬무 37회 '살인범의 미토콘드리아'의 실제 사건인 2006년 7월 23일 발생한 서래마을 프랑스인 영아 살해 유기 사건.





"서래마을 냉동고 영아들의 엄마는 부적절한 관계의 제3의 여성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수사사항을 100% 공개하지 않았지만, 언론에서는 사건 발생 다음 날부터 베로니크 씨의 DNA 분석 결과가 나오기까지 2주 동안 거의 매일 보도를 쏟아냈다.(그 후로도 보도는 한동안 지속되었다.)


수사를 위해서는 피의자를 압박할 수 있는 히든카드가 있어야 하는데, 이렇게 노출되면 수사도 힘들어지고, 외교적 문제로 비화될 위험성도 커진다.  


SBS 꼬꼬무 37회 편 방송화면 캡처


그러다 보니 수사팀은 사건 관계인을 조사할 때 기자들의 눈을 피해 경찰서가 아닌 파출소와 같은 제3의 장소에서 조사하기도 하고, 현장 탐문이나 국과수, 병원 자문 차 외근을 나갈 때마다 우리가 범인인 듯(?) 기자의 미행을 따돌리기도 했다.


시신 발견 계기가 된 고등어 택배 관련 쿠르조 씨의 한국어 과외 여선생님을 조사하는 날.

기자들이 경찰서 곳곳에 상주하고 있었기 때문에 수사팀 사무실이 아닌 다른 조사실로 곧장 와 주십사 하고, 수사팀도 다른 일하러 가는 것처럼 위장하고는(?) 복도에 있는 기자들을 유유히 가로질러 그 조사실로 가서 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 쿠르조 씨의 진술과 일치하였고 이는 공범임을 배제하는 주요 증거 중 하나가 되었다.


필리핀 가정부도 관내 파출소에서 조사를 했다. 자신은 임신한 적이 없고, 베로니크 씨는 임신한 것처럼 보이지도 않았고 임신한 사실을 알지도 못했다고 진술했다.


이렇게 수사팀의 은밀한 수사가 이루어지고 있었고...

국과수에 의뢰했던 영아들의 엄마에 대한 DNA 분석 결과 브리핑이 8월 7일 오후 3시로 확정되었다.

그 전날 국과수로부터 검사가 끝났다고 전화로 통보받았으나, 서면 통보를 요청하여 3시경 그 결과를 받기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 몇 시간을 참지 못하고... 그날 아침! 초대형 사고가 터지고 말았다!


단 몇분 몇초라도 먼저 기사를 내서 '단독'이라는 영광의 타이틀을 얻으려는 기자들의 특성 때문에 수사팀이 한국인 여성과 외국인 여성을 은밀히 조사한 사실을 뒤늦게 모 일간지 기자가 의심을 품기 시작했다.


- 수사팀에서 왜 두 사람을 몰래 조사했을까?

- 조사 후, 왜 그 사실을 브리핑하지 않고 꼭꼭 숨겼을까?

- 국과수에서도 결과가 나왔다는데 왜 통보를 뒤늦게 할까?

- 분명 뭐가 있을 거야...

- 그래! 엄마가 제3의 여성이구나!!


라는 결론에 도달하였고, 그리하여 "영아들의 엄마는 제3의 외국인 여성"이라는 취지의 대형 오보를 내고 말았다.


기사 내용이 사실인지 확인을 요청하는 타사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수사팀은 베로니크 씨가 영아들의 엄마라는 심증은 있었지만, 국과수의 DNA  분석으로 입증되지 않은 상황이라 가타부타 입장을 밝힐 수 없었다.


오후에 결과가 회신되면 정식 브리핑 드리겠다는 취지로 계속 응대하였으나, 그 시간을 기다릴 수 없었던(?) 몇몇 언론들도 이를 받아서 아이들의 엄마는 부적절한 관계 제3의 여성 등등 오보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드디어 오후 3시.

국과수로부터 서면 결과를 받아 아이들의 엄마는 베로니크 씨로 확인되었다고 브리핑하면서 오보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영아들의 어머니는...
바로 쿠르조 씨의 부인인 베로니크 씨로 확인되었습니다!!

발표하는 순간...
몇몇 기자들은 사무실을 총알처럼 뛰쳐나가서는 휴대폰에 대고 소리쳤다.

아침에 쓴 기사 빨리 내려주세욧!!!


국제적 관심을 끌었던 사건이었던 만큼 과열된 취재 경쟁이 불러온 대형 오보 해프닝이었다.



다음 비하인드 스토리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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