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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지적 작가 시점 Nov 02. 2022

베트남은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조롱했을까?

베트남 문화 이해하기

『이태원 참사 조롱? 베트남 핼러윈 코스프레 논란』

『'이태원 참사' 조롱한 베트남 '시신 코스프레'? 논란의 진실』


호찌민 응우웬 후에(Nguyễn Huệ) 거리는 우리의 광화문 광장 같은 곳이다.


2022년 11월 1일 모 언론사에 뜬 기사 제목이다.


보통 기사 제목에 물음표(?)가 들어가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더 크다.

기사 중간에도 그런 내용이 있다.

"... 다양한 핼러윈 분장을 한 시민들의 사진을 공유했다. 이태원 참사 관련 언급은 없었다."

"... 현지 시민들이 '이태원 참사'를 코스프레했는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제목만 본 독자들은 오해를 할 수도 있다.


과연 베트남 사람들이 이태원 사고를 조롱했을까?



베트남 주 호치민 총영사관에 경찰영사로 4년간 파견 다녀온 경험이 있다.

근무 특성상 재외국민의 각종 사건사고 처리를 위해 호찌민을 포함한 인근 중·남부지역 곳곳을 출장 갔었다.


갈 때마다 '오토바이 천국'으로 일컬어지는 나라답게 수많은 오토바이 교행으로 인해 도로에서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분들의 시신을 자주 보곤 했다.

특이한 것은 참혹한 시신을 보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거적데기나 이불 같은 천을 가져와 덮어 주고는 향불을 피웠다.


베트남 고유의 시신에 대한 예의이다.


이러한 장면은 베트남 사람의 페이스북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번 기사에서 조명된 사진은 그러한 거적데기에 덮인 시신을 코스프레한 것이다.

즉, 유령이 나타나는 핼러윈 데이를 맞아 예년처럼 코스프레를 한 것인데, 이를 이태원 사고와 연관 짓는 것은 다소 무리한 설정이 아닌가 싶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이러한 문화 차이를 이해하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베트남을 비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유례없는 압사 사고를 감안할 때, 베트남의 시신 코스프레가 우리에게 거부감을 줄 수는 있으나, 고의적인 이태원 사고 조롱은 어디에도 없었음을 직시했으면 한다.


국가 애도 기간...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도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

또한, 부상을 입으신 분들의 조속한 쾌유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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