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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지적 작가 시점 Dec 07. 2022

'소방서 옆 경찰서'로 파헤쳐보는 소방, 경찰 바로보기

이태원 핼러윈 참사... 특수본은 왜 용산소방서장을 입건했을까?

동굴의 우상: 베이컨이 플라톤의 '국가론' 제7권의 소크라테스의 비유로부터 인용한 용어. 개인적인 특성 때문에 사실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지 않는 편견으로, 동굴에 묶여 있는 포로들과 마찬가지로 넓은 세계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않으려고 하는 것 <철학사전>


정의당 이은주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6개월(2016년 1월 ~ 2021년 6월) 동안 2,510명이 각종 범죄행위로 징계를 받은 기관 공무원이 있다.

어디일까?

소방공무원이다.


죄명을 보면 도로교통법 위반이 가장 많고, 음주운전(460건), 폭행(448건), 성 비위(170건), 절도(81건), 사기(63건), 도박(35건), 협박(33건), 공무집행방해(25건), 주거침입(21건), 부정청탁법(20건), 점유이탈물 횡령(13건), 마약(4건), 살인‧방화‧살인미수(2건), 재물손괴, 문서위조, 아동학대, 직무유기 등 기타(455건) 순으로 나타나 단순 과실범과 괴리가 있는 범죄도 상당수를 차지한다.


같은 기간 경찰공무원의 범죄 비위행위 건수는 1,157건이다.

이 같은 건수의 다소는 전체 인원 대비를 해 보면 확연히 구분이 간다.

소방공무원 6만 명, 경찰공무원 14만 명으로 소방은 4%, 경찰은 0.8%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즉, 소방공무원은 4%의 인원이 비위행위를 저지른 것이고, 경찰은 0.8%의 인원이 비위행위를 저질렀다는 말이다.


소방공무원을 비난하거나, 경찰공무원을 옹호하고자 함이 아니다.

데이터 상으로 드러난 사실을 직시해 보자는 말이다.


해다마 10월 국정감사 시즌이 되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관으로 언급되는 단골 통계가 있다.

바로 경찰공무원 징계 등 비위 현황!


이 아이템은 항상 이슈를 불러일으킨다.

법 집행을 하는, 고도의 청렴성을 요구받는 경찰이 비위행위로 징계를 받는다?


그러나, 전체 인원 대비는 생략한 단순 통계만으로 무조건 비위 행위가 많다고 하는 건 통계의 함정을 간과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실 국가공무원 징계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경찰청 469건, 소방청 279건이다.

인원 대비 경찰청은 0.3%, 소방청은 0.4%에 해당한다.


모든 공무원이 고의든 과실이든 비위 행위를 저지르게 되고, 그에 따른 징계 등 처벌을 받게 되지만, 유독 소방공무원에게만은 여론이 관대하고, 경찰공무원에게는 더욱 냉랭하다.


경찰공무원과 소방공무원은 공무원 봉급표상 같은 월급을 받는다.

즉, 같은 근무 강도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인데, 동굴의 우상처럼 소방공무원에 대하여는 경찰공무원보다 좋게 보는 의식이 강한 듯하다.


소방관이 화재진압 후 컵라면 먹으면 영웅처럼 보이지만, 경찰관이 신고 출동으로 식사시간이 지나 컵라면 먹으면 근무시간에 일 안 하고 컵라면 먹는다고 비난받을 거라는 경찰 내부의 자조적인 이야기까지 있다.


우리 사회는 "법과 원칙대로"라는 말을 자주 하곤 한다.


재난관리기본법과 동법 시행령에 따르면, 긴급구조기관은 소방청, 소방본부 및 소방서를 말한다.

경찰은 국방부, 보건복지부, 해양수산부 등 일반 국가 행정부처와 함께 긴급구조 지원기관이다.

경찰의 구조 활약상이 가끔 매스컴에 소개되기도 하지만, "법대로" 본다면 재난 발생 시 구조의 주무기관은 소방이라는 것이다.

즉, 범죄진압 전문이 경찰이라면, 구조 전문은 소방이다.


법률상 재난이나 그 밖의 각종 사고를 예방하고 발생한 피해를 신속히 대응 복구하기 위한 계획 수립 시행은 자치단체장의 역할이고, 재난 발생 시에는 소방이 주무기관으로서 그 상황 판단과 책임을 다했는지가 중요하다.

즉, 재난 발생 후 실질적 구조, 구급활동에 대하여는 소방이 책임을 지고, 경찰에 지원 요청을 하면 경찰은 이에 응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이 부분에 대하여 참사 당시 소방기관의 책임에 따른 판단과 조치가 적절했는지 여부를 특수본이 확인 중에 있다.


소방관들 모두 고생 많이 하는 것 알고 있고, 자신의 생명까지 위협받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고귀한 생명을 구조하는 등 많은 영웅들이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객관적 평가나 진단마저 하지 못해서는 아니 되지 않겠는가.


미우나 고우나 우리가 억울하고, 위험하고, 불안하고, 두려울 때 찾는... 소방관과 경찰관.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이들에 대한 비난과 냉정한 시각이 공존하고 있으나, 반대로 시민을 위해 불철주야 수고하는 그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응원과 격려가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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