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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지적 작가 시점 Jan 03. 2023

대한민국 경찰, 프랑스 경찰을 격침시키다!

꼬꼬무 냉동고 영아 / 담당 천 형사가 들려주는 비하인드 스토리(6-完)

SBS 꼬꼬무 방송화면


SBS 꼬꼬무 37회 '살인범의 미토콘드리아'의 실제 사건인 2006년 7월 23일 발생한 서래마을 프랑스인 영아 살해 유기 사건.


수사팀장으로 대 언론 창구였던 나는 프랑스가 한국무시하 듯한 외신 보도에 어떻게 생각하느는 기자들의 질문에 거듭 아니다, 그렇지 않다, 주한 프랑스 대사관 및 프랑스 수사기관 측과 원만히 협조 중이라고 일관성 있게 대응했다.


굳이 감정적으로 대응해서 갈등에 휘말릴 필요도 없었, 언론이 흥미 있어하는 대립 구도에 말려들 이유는 더더욱 없었다. 국과수의 DNA 분석 결과를 비롯한 우리 수사팀의 수사 능력에 확신을 가지고 묵묵히 수사만 할 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나도 람인 지라 프랑스 언론을 통해서 전해지는 우리나라를 깔보고 무시하는 듯한 프랑스의 태도 약(?)이 바짝 올라 독기를 품고 있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이 녀석들에게 보기 좋게 빅엿을 한번 먹여야지 하면서 말이다.


프랑스로 보낸 영아들의 조직 샘플에 대한 자체 DNA 분석 결과, 한국 경찰의 수사 결과와 동일하게 베로니크 씨가 친모로 확인되자 그녀 범인으로 특정하고 긴급체포했었다.

이에 프랑스가 한국이라는 나라를 깔보고 경멸적으로 보던 시선이 있었음을 반성해야 한다는 몽드 지의 기사 등 프랑언론의 보도가 나오면서 1차로 엿을 한번 먹였고, 2차로 또 먹일 기회가 있었다.



2007년 2월 12일 프랑스 수사판사와 여경 1명을 포함한 경찰 3명이 한국으로 파견 수사를 왔다.

10일간의 현장 조사, 참고인 조사 등 합동 수사를 잘 마치, 수사판사와 여경은 먼저 귀국을 했고, 나머지 두 형사는 영아 시신과 냉동고 등 중요 압수물 인계를 위해 며칠 더 머물렀다.

그렇게 합동 수사가 마무리되고 귀국하기 전 날.


명색이 한국 경찰을 방문했다가 가는데 그냥 보낼 수 없어 근사한 저녁을 대접하기로 했다.

생선회를 좋아한다고 하여 1차는 일식집, 2차는 샹송도 구비되어 있는 노래방으로 회식 소를 예약했다.

특히 술에서 절대 져서는 안 된다는 결의를 다지고 회식 장소로 향했다.


사실 한국 강력팀 형사들은 대체로 술을 잘 마신다.

외국 경찰들과 술자리에서 한국 형사가 되는 자격 조건이 따로 있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나는 항상 수사 경과 시험을 통과해야 하고, 추가로 알코올 테스트를 패스해야 한다고 했다.

정보원들과 술을 마실 때 먼저 취하면 안 되기 때문이라고 진지하게 이야기하면 진짜 그런 테스트가 있는 줄 믿곤 했다.


1차 자리에서 한국의 전통술(!)인 소맥 폭탄주를 소개하며 마시자고 했더니 흔쾌히 오케이 한다.

생전 처음 마셔 본다는 소맥.

프랑스 두 형사는 맛있다며, 코리안 소맥 최고라며 잘도 마셨다.

한 잔, 두 잔, 세 잔... 마실 때마다 한국 경찰과 프랑스 경찰의 우의를 다진다며 러브샷도 하고 사진도 찍고 열정적으로 술을 마셨다.

적어도 스무 잔 이상씩은 마셨으리라...


그렇게 1차를 기분 좋~~게 끝내어깨동무까지 하며 2차를 갔다.


그러나!

프랑스 두 형사는 룸으로 들어가기 전에 바로 화장실로 직행해서는 변기통을 붙들고 오바이트를 시작했다.


연신

- I'm sorry, Mr. Chun~

- 웩~


- I'm sooorry, Mr. Chun~~

- 우~~웩~~


- I'm so sooooooorry, Mr. Chun~~

- 우~~~웩...


번갈아 외치던 두 형사는 30분 동안 화장실에서 나오지 못했고, 프랑스 경찰의 '샹송'을 들어보려던 계획은 '아임 소리 송'으로 대체되면서 노래방에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무산되고 말았다.


1차에서 무엇을 먹었는지 다시 다 확인한(?) 두 형사를 안전하게 숙소로 보내고 나서는 팀원들과 따로 2차 호프집에서 뒤풀이를 했다.


이 사건으로 결국 특진한 우리 팀 에이스 윤 형사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팀장님! 우리가 수사에서도 이기고, 술에서도 이겼네요!"


그랬다.

내심 프랑스인들의 기를 꺾어 주고 싶었는데 이렇게 술자리에서 두 명 다 전사(?)를 시킴으로써 한국 경찰의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대한민국 경찰 파이팅이다!



꼬꼬무 냉동고 영아 사건 비하인드 스토리(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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