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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지적 작가 시점 Dec 10. 2022

제일학원은 줴일학원?

초6 아들과의 길거리 대화

고1 둘째 아들이 A형 독감에 걸려 5일간 격리가 되었다.

3일이 지나니 조금 괜찮아졌는지 입맛이 없다며 B 아이스크림을 사달라고 조른다.


평소 아이스크림을 사달라고 하면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격언을 일깨워 줄 겸 10여 분 간 걸어가면서 부자간의 대화도 할 겸 같이 가야 사준다고 해서 아이들과 같이 가곤 했다.


몸이 안 좋은 둘째 대신 초6 막내와 같이 길을 나섰다.

항상 스마트폰과 물아일체를 보여주는 막내는 여전히 이어폰을 꽂고 스마트폰을 들고 따라나섰다.

3분 여 지났을까...


"야~ 아이스크림 사러 가는 길에 이야기도 할 겸 해서 같이 가는 건데 이어폰에 스마트폰 보면서 가면 뭐하러 같이 가냐?"

하고 볼멘소리를 하자, 자신도 미안했는지 슬그머니 이어폰을 뺀다.


그 순간 길거리에 세워져 있던 노~란 제일학원 버스 행렬이 눈에 들어왔다.

그 학원을 다니지 않음에도 친구들을 통해 알았는지 학원에 대해 술술 이야기를 한다.


학원에서 벌어졌던 강사와 학생 이야기, 학원 시스템 이야기 등등...

그러다가


- 아빠~ 제일학원은 과제 내줘서 다하지 않으면 집에 안 보낼 정도로 빡세게 가르친대~

- 아~ 그래? 그래서 그 학원이 인기가 많은가 보구나.


- 어, 그래서~ 아이들이 그러는데 제일학원이 줴일학원이래.

- 뭐라고 줴일???


- 어~ 영어로 Jail~~


... 길거리에서 빵 터졌다.

역시 아이들은 기발하다.


막내와의 대화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도착한 아이스크림 가게.

덕분에 막내 좋아하는 맛으로 가~득 채워줬다.



웃자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특정 학원을 비난하고자 함이 아님을 이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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