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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지적 작가 시점 Jan 13. 2023

기죽을 사람도 아니지만, 기죽지 말라고 전화했어요~

그 어떤 위로의 말보다 힘이 되는 말!

지인들과 번개처럼 만난 저녁 술자리.


하루 전 있었던 승진 누락 이야기는 서로 하지 않으려 했으나, 시기가 시기인 만큼 자연스럽게 대화가 그리로 흘렀다.

나보다 더 안타까워해 주고, 분개해 주고, 힘을 북돋워주는 말에 오히려 내가 더 미안할 정도였다.


그렇게 소주 몇 잔을 기울일 무렵...

서래마을 프랑스인 영아살해 유기 사건을 같이 해결하기도 한 예전 강력팀 동료 윤 팀장님이 전화를 걸어왔다.

취기도 살짝 올랐겠다, 아무 일 없었던 듯 톤업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아이고~ 윤 팀장님~~"

"천 과장님~ 괜찮지요? 내 다 안다 아입니까? 우리 천 과장님 기죽을 사람도 아이지만, 기죽지 말라고 전화했어요~"


팀장님 특유의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가 전화기 너머 들려왔다.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다.


아...

발표 당일에도 이런 느낌은 아니었는데...


갑자기 숙연해진 나를 보고 지인들이 누구 전화이길래 그러냐고 해서 통화 내용을 알려줬더니 덩달아 "아~ 감동이네요." 한다.


참 행복하다.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이렇게 사랑을 받고 있으니...


윤 팀장님은 어제 명단에 내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하루 마음 추스를 시간을 준 다음 연락하려 일부러 오늘 전화한다고 했다.

그것도 술자리 도중 잠깐 나와서 이야기하고 들어 간다고 하면서 말이다.

마음 씀씀이에 다시 한번 감동받았다.


짧은 통화였지만, 그 어떤 위로의 말보다 힘이 되는... 기죽지 말라는 말!


나도 위로할 때 주로 힘내세요라는 말을 하곤 했는데, 기죽지 말라고 응원해야겠다.


네, 감사합니다! 기죽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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