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청춘, 그대들에게

<The long and winding road> ,The Beatles

by 박신호

화사한 날이다. 봄기운이 차오르는 캠퍼스는 졸업을 맞이하는 청춘로 붐비고 있다. 아들 졸업식에 가기를 망설였던 아내도 정작 환한 웃음을 짓기 바쁘다. 도서관 앞 널란 광장에는 검은색 학사복과 울긋불긋한 꽃다발들이 경쾌 앙상블을 이루고 있다.


캠퍼스에 걸려있는 축하 현수막이 봄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파이팅, 축하, 브라보, 멋지다. 꽃길, 드디어 졸업’과 같은 재미있는 단어들이 졸업식 분위기를 달구고 있다. 학사모를 쓴 청춘들은 가족과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사진 찍기에 분주하다. 흰머리가 듬성듬성 보이는 부모들도 파란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처럼 가벼운 표정이다.


주차장 부근에서 낯익은 굴이 손을 흔들어 대고 있다. 늘 졸업을 하는 아들이다. 검은 학사복과 흰색 셔츠 차림의 아들 한 마리 두루미 같아 보였다. 그러고 보니 캠퍼스에는 숱한 두루미들이 이곳저곳에서 날개를 퍼뜩이고 있는 것 같다. 이제 날개를 펴고 세상을 향해서 날아갈 두루미들이다. 다들 자기의 몫을 잘 해내야 할 텐데... 일면식 없는 그들이 내 자식인 양 애잔해진다.

오늘 캠퍼스를 떠나는 청춘들은 다람쥐 쳇바퀴 같은 사회로 들어갈 것이고, 이들 앞에 펼쳐질 자생존과 책임이라는 고갯길도 넘어야 한다. 그때서야 청춘들은 깨닫게 되리라. 삶은 멀고 구불구불한 길이란 사실을. 드디어 진짜 인생 공부가 시작된 것이다.


졸업식을 맞이하는 청춘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노래가 있다. 비틀스의 <the long and winding road>. 길고도 구불구불 한 인생길에 대한 노래다. 또한 비틀스가 빌보드 정상에 오른 마지막 곡이자, 밴드의 나레를 상징하는 영광송이다.

비틀스가 걸었던 길 노래 제목처럼 구불구불했다. 이들의 공식 활동은 칠 년에 불과하지만, 맏형 격인 존 레넌과 두 살 아래 폴 매카트니는 십 대 시절부터 우정을 나누었다. 아마도 둘 다 엄마가 없다는 같은 정서 때문에 쉽게 친해졌을 것이다. 이때 존에게 폴을 소개해 준 이가 막내 조지 해리슨이다. 방황의 십 대 시절, 이들은 서로에게 음악과 위로를 하면서 사춘기의 강을 건넜다.

하지만 음악적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둔 네 명의 리버풀 청춘들은 차츰 비틀스라는 울타리를 벗어나고 싶어 했다. <the long and winding road>런 분위기에 회한을은 폴의 곡이다. 노병은 죽지 않고 다만 사라질 뿐이라는 말처럼, 비틀스의 음악은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촌 어딘가에서는 흐르고 있을 것이다. 비틀스는 1970년에 공식 해체가 되었지만, 팬들에게는 여전히 살아있다.


비틀스 음악이 지닌 매력을 생각해 본다. '아바'나 '비지스'의 화음은 아름답지만, 이들의 노래를 며칠 동안 계속 듣다보면 귀가 아파온다. 한마디로 질린다. 아마도 거의 모든 대중음악들이 이럴 것이다. 그런데 비틀스의 노래는 희한하다. 반복 감상을 하더라도 질리지 않는 것이 신통한 노릇이다.


누군가 현대 서구 사회를 이해 코드인 3B가 있다고 했다. 3B란 바흐, 바이블 그리고 비틀스를 뜻한다. 럼 비틀스가 현대 문화의 코드로 자리매김을 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우선 비틀스는 반항적 이미지 록 앤 롤을 기성세대들도 좋아하는 친근한 음악으로 만들었다.

프로듀서 조지마틴의 전략에 따라서 가죽재킷을 벗고 단정한 정장차림으로 등장한 비틀스는 기성세대들에게 호감을 주었다. 이른바 사랑스러운 록 음악을 선보인 것이다. 이들의 초기 앨범에는 이런 분위기의 곡들로즐비하다. * < And 1 love her, yesterday, till there was you>와 같은 곡을 들어보시라.


무엇보다도 비틀스를 불멸의 밴드로 만든 것은 이들의 비범한 음악적 재능에 있다. 네 명 모두가 보컬과 연주를 담당했는데 이는 굉장한 장점이 되었다. 비틀스 초기 중심이 존 레넌이었다면 중반으로 가면서 폴 메카트니가 음악적 주도권을 갖게 된다. 존이 실험성과 노랫말을 내세웠다면, 폴의 강점은 멜로디에 있었다. 존과 폴 듀오는 마지막 앨범까지 존&폴이라는 공동명으로 곡을 발표했으니, 무명 시절의 약속을 끝까지 지켰던 라이벌이자 동지였다.


존, 폴, 조지, 링고는 해체 후에도 성공적인 솔로 활동을 이어갔다. 비틀스의 팬들은 이들의 재결합을 열망했지만 아쉽게도 1980년에 존레넌은 그토록 노래했던 사랑의 세계로 먼저 갔고, 이십 년 후에는 조지 해리슨마저 크리쉬나 신에게로 가버렸다. 이제 생존해 있는 폴 메카트니와 링고 스타가 비틀스에 대한 팬들의 그리움을 달래주고 있다.


우리의 젊은 날에는 가요보다는 팝송을 주로 들었다. 그런 이유로 비틀스는 우리 세대에게는 섭렵해야 하는 문화 코스였다. 제 아무리 마이클잭슨과 엘튼 존의 노래를 흥얼거려도 비틀스를 모른다면 꽝이었다. 오늘 졸업을 하는 청춘들도 BTS를 두고 제2의 비틀스라는 외신보도 때문에 밴드의 이름은 알고 있을 것이다.


아들 친구 몇몇이 찾아왔다. 심지어 연차를 내고 흑산도에서부터 배를 타고 온 친구도 있었다. 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대학 구내 서점으로 갔다. 그곳에서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를 골랐다. 잠시 후 아들 친구들에게 책 선물을 내밀자 '어~ 제가 하는 졸업 아닌데요' 라며 당황해했다.

실은 젊은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따로 있었다. ‘빛나는 청춘들아, 인생은 멀고도 험한 길이니, 걷다 보면 힘든 날도 올 거야. 그럴 때는 책서 힘 얻을 수 있을 거야. 지금은 모르겠지만 말이다. 부디 삶이 던져 놓은 그 길 뚜벅뚜벅 걸어가렴. 쫄지말고.' ‘the long and winding road♪~’


< the long and winding road>, The Beatles


The long and winding road, that leads, to your door

Will never disappear, I've seen that road before

It always leads me here, lead me to your door

The wild and windy night, that the rain, washed away

Has left a pool of tears, crying for the day

Why leave me standing here, let me know the way

너에게로 가는 길고 구불구불한 길

전에도 본 적 있는 그 길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거야

그 길은 항상 여기로 날 이끌어, 네게로 향하게 해

거칠고 바람 부는 밤, 비가 씻어주어

눈물의 웅덩이를 남기고, 하루 종일 울었어

왜 나를 여기 남겨두었나요, 갈 길을 알려주세요


Many times I've been alone, and many times I've cried

Any way you'll never know, the many ways I've tried

And still they lead me back, to the long winding road

You left me standing here a long long time ago

Don't leave me waiting here, lead me to your door

But still they lead me back, to the long winding road

You left me standing here, a long long time ago

Don't keep me waiting here (Don't keep me wait), lead me to your door

Yeah, yeah, yeah, yeah

내가 혼자였던 많은 시간들, 그리고 내가 울었던 많은 시간들

당신은 모를 거야, 내가 시도했던 많은 것들을

그리고 그것들은 나를 다시 이끌어, 길고 구불구불한 길로

당신은 나를 오래전 여기 남겨두고 떠났죠

나를 여기 기다리게 하지 마세요, 당신에게로 이끌어주오

하지만 그것들은 나를 다시 이끌어, 길고 구불구불한 길로

당신은 나를 오래전 여기 남겨두고 떠났죠

계속 기다리게 하지 마세요 (내가 기다리게 하지말아요), 당신에게로 이끌어주세

이전 23화 첫 마음, 겟 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