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착한재벌샘정 Dec 23. 2021

코로나19로 폰에 갇히다

QR코드에게 나를 증명시키다

글 쓰고 그림 그리는 말랑말랑학교 담임 착한재벌샘정입니다.


저녁 외식을 위해

집에서 두 정거장쯤 떨어진 횟집에 가기로 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제철인 방어 회를 먹을 생각에 잔뜩 부풀어 발걸음이 가벼웠는데.....


이게 무슨 일입니까?


절반 정도 갔을 때

묘하게 싸아~~~~ 한 이 느낌은??


절규에 가까운 나의 목소리가 겨울 초저녁을 하늘을 향해~~~~


"폰? 폰을 안 가져왔어요."


음식점은 방역 패스가 적용되니

대안이라고는 없는 상황.


방어 회는 꼭 먹고 싶으니

그렇다고 같이 집으로 갔다가 오기는 소모적이고.


윤스퐁은 식당으로,

샘정은 폰을 가지러 집으로.


혼자 집으로 와서 폰을 가지고

나가려는 윤스퐁으로 부터 전화가 왔어요.


"여기 난리도 아니다. 한 사람 미접종이라고 가족들이 모두 돌아가기도 하고, 폰 사용 못 하는 어르신 때문에 식당 문 앞에 서서 아들이, 내 나이보다 많아 보이는 아들이 잘 보이지도 않는지 폰을 하늘도 쳐들고 큐얼 코드 되게 하느라 끙끙거리고. 폰 없이는 밥 한 끼 먹을 수가 없네. 서두르지 말고 조심해서 온나. 빨리 올라 카다 보면 사고 날 수도 있다."


다시 식당으로 갔더니

그 후로도 방역 패스와 폰을 통한 접종 확인으로 인해

다양한 상황들이 발생하더군요.


그 일이 있고 난 뒤

계속해서 머릿속을 채우고 있는 이미지가 있어

그림 품은 캘리로 표현해 보았습니다.



유일하게 나의 백신 접종을 확인해 주는 QR코드.


그를 위한 필수품 스마트폰.





QR 코드를 통해 나의 백신 접종이 확인되는 순간,

온몸이 옥죄어 오고 숨이 막히는 느낌을 비롯하여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미묘하고 복잡한 감정들이 뒤엉키곤 합니다.


모두를 위한 일이고

폰이라는 편리한 도구 덕분이라는 생각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와 폰에 갇혀버린 지금의 우리.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동지 팥죽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