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째 커버곡>
이 노래를 다시 듣게 된 것은 우리나라에도 개봉했던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Walter Mitty's Secret Life)'라는 영화 속, 여자 주인공이 이 노래를 부르면서였어요.
몇 년이 지난 후, 문득 이 노래가 떠올라 한동안 이 곡만 계속해서 듣게 되었죠.
최근 몇 달간 들었던 곡 중에 가장 가슴을 울렸던 곡입니다.
원래 이 곡은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는 용기와 외딴곳에서 혼자 남겨진 쓸쓸함이 공존하는 곡이지만, 개인적으로 홀로 남겨졌을 때의 그 외로움이 더 가슴 깊숙하게 다가왔습니다.
노래를 듣고, 가사를 음미하자마자 떠오른 것이 바로 영화 '그래비티(Gravity)'에서 조지 클루니(George Clooney)가 연기한 매트(Matt)가 줄을 끊고 홀로 우주를 떠돌게 되는 상황이었어요.
가사에서와 같이 통신조차 끊겨버린 상황에서 광활한 우주에 떠돌게 된 그가 딱 이런 기분이지 않을까요?
이 곡은 록이라는 장르를 한 단계 높은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장본인이라 불리는 데이빗 보위(David Bowie)가 직접 작곡, 작사한 곡이에요.
이 곡은 최초로 달에 착륙했던 아폴로 11호가 발사되기 불과 9일 전 발매되었어요.
또한, 바로 전 해인 1968년 개봉한 영화 '2001 : Space Odyssey'를 보고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고 알려져있습니다.
반대로 이 곡은 크리스토퍼 놀런(Christopher Nolan) 감독의 작품 '인터스텔라(Interstellar)'에 영감을 주기도 했죠
이 곡의 주인공은 위에서 이미 언급했듯이 영국 출신의 *글램록(Glam Rock)의 창시자인 데이빗 보위(David Bowie)입니다.
어린 시절 친구와의 다툼으로 왼쪽 눈만 색이 다르게 보이는 장애를 얻기도 했던 그는 어릴 때부터 미술, 음악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15세의 나이로 첫 밴드를 결성했고, 그 이후로 몇몇 밴드들을 전전하며 상업적 성과는 전혀 이루지 못했어요.
당연히, 음악적으로도 내세울만한 결과물을 만들지 못했죠.
1967년 데이빗 보위(David Bowie)라는 이름으로 솔로 활동을 시작하고, 몇몇 싱글을 발매하지만 차트에서 성적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1960년대 유행했던 의상, 헤어스타일 등 시각적 요소를 부각한 로큰롤의 하위 장르
1969년 드디어 오늘 소개할 'Space Oddity'가 발매되고, 흥행에 성공하게 됩니다.
이 곡을 통해 그는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되죠.
이후, 미국 시장에 진출한 그는 스스로 만들어낸 가상의 록스타 지기 스타더스트(Ziggy Stardust)와 그 콘셉트 앨범을 발매합니다.
무대와 앨범 속 데이빗 보위가 아닌 새로운 자아 지키 스타더스트(Ziggy Stardust)로 활동하면서 다채로운 의상, 독특한 헤어스타일 등으로 글램록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게돼요.
1975년에는 그와 존 레넌(John Lennon)이 함께한 명곡 중의 명곡 'Fame'이 발매되었습니다.
이 곡은 당시 주류 음악으로서 영향력을 키워가던 흑인음악을 백인이 얼마나 받아들이고 재해석할 수 있는지 그들의 고찰이 들어간 음악으로 평가받았죠.
1976년 또 다른 가상의 인물인 씬 화이트 듀크(Thin White Duke)를 연기하고 노래하면서 그는 여러 차례 구설수에 오르게 되고, 약물 중독으로 인하여 활동을 중단하게 됩니다.
하지만, 1977년부터 3년에 걸쳐 베를린 3부작이라 불리는 [Low], [Heroes], [Loger]를 발표하면서 다시 재기에 성공합니다.
그 후로, 펑크/팝/뉴웨이브 등 다양한 장르에 대한 실험적인 작품들을 많이 내놓으며 다양한 음악적 활동을 펼친 그는 지금도 여전히 왕성하게 활약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어제 2016년 1월 8일 최신 앨범 [Blackstar ★]가 드디어 발매되었습니다.
이 곡은 데이빗 보위가 만들어낸 가상의 우주비행사 톰(Major Tom)이 우주선을 타고 지구를 떠나 무선 통신을 하는 내용입니다.
곡 초반부에는 카운트다운과 함께 나오는 가사들로 자연스럽게 우주선이 발사되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이후로 나오는 가사들을 살펴보면 발사에 성공하여 톰을 칭찬하는 모습들과, 우주에서 지구와 별들을 바라보는 톰의 모습들이 나옵니다.
하지만, 곡 후반부로 진행되면서 지구와의 통신이 끊어지고 철저히 혼자 우주 속에 남게 되는 톰의 모습을 보게 되죠.
앞쪽에서는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는 모습이, 뒤쪽에는 세상과 동떨어진 고독의 분위기가 보이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포크록(Folk Rock) 스타일로 시작하여 점점 현악과 신사이저, 기타 솔로 연주 등 풍성한 사운드를 자랑합니다.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Walter Mitty's Secret Life)'의 여 주인공 셰릴 멜호프를 연기한 크리스틴 위그(Kristen Wiig)의 목소리와 데이빗 보위의 보컬은 의외의 조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힘이 있으면서도 쓸쓸한 분위기를 풍기고, 데이빗 보위가 보여주는 보컬은 잔잔하면서도 구성력 있는 감정선을 표현합니다.
곡의 구성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 흔히 볼 수 있는 A, B파트 *벌스와 *사비, *코러스 등으로 나누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각각의 절을 나누기 애매모호할 수 있습니다.
*어쿠스틱 기타만을 사용하던 포크음악에 일렉트릭 사운드와 록 음악의 비트가 혼합된 장르의 음악
*각각의 절을 나누는 표시
*후렴구 (=Hook)
*화음을 맞추어 부르는 부분
개인적으로 곡 후반부 지구와의 교신이 끊기면서 "Can you hear me Major Tom"이라는 가사가 반복되다가 톰(Major Tom)이 노래하는 부분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부분이 인상 깊어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르고, 그 머나먼 세계에 홀로 남겨진 것도 모른 체 담담히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가는 톰의 모습이 상상되면서 예상치 못한 고독과 외로움의 감정이 밀려옵니다.
가사가 모두 끝나고, 강렬한 악기들의 연주가 점점 페이드 아웃되면서 마치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는 듯 한 느낌을 주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이런 생각들이 들면서 영화 '그래비티(Gravity)'의 한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그와 동시에 이 장면 후, 매트(Matt)의 심정이 상상되었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감상과는 반대로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Walter Mitty's Secret Life)'에서는 이 곡의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부분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느껴지는데요.
영화 속에서 주인공인 미티(Mitty)가 헬기에 뛰어드는 순간 노래 속 카운트 다운도 끝나고 드럼 사운드가 강해지면서 데이빗 보위의 보컬이 힘 있게 치고 나옵니다.
이 장면에서 느끼시는 희열이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P.S. 여러 사람들을 여러 가지 이유로 감동시킬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