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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미르 Aug 08. 2016

꿈이 우리에게

<6번째 커버곡>

Drop The Game - Flume & Chet Faker


Flume & Chet Faker - Drop the Game [Official Music Video]



각박한 현실 속에 치여 살면서 가슴 한 구석에 숨겨두고 잊고 살았던 꿈이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면 어떤 느낌일까?

왠지 모를 미안함과 부끄러움, 그리고 허무함이 몰려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꿈은 우리를 자신을 실현시켜줄 유일한 빛과 같은 존재로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그런 태양 같은 존재가 자신을 잊어간다면, 세상을 잃어가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

점점 사라져 가는 모습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너를 응원한다."라고 우리에게 말해주지 않을까?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 일반적인 *일렉트로닉 음악과는 다른 잔잔하면서도 묵직한 소리를 통해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말하는 느낌이 들었다.

이 곡의 가사를 처음 보았을 때, 누군가가 나에게 말을 거는 듯 한 느낌을 받았다.

절망적이면서도 슬프고, 미워하면서도 사랑하는 감정이 밀려들었다.

위에서 말했듯이 마치 꿈이 나에게 외치는 소리 같았다.


*전자기기를 사용하여 멜로디와 비트를 만들어낸 음악을 아우르는 말


이 곡은 2013년도 하반기에 발매된 플룸(Flume)의 앨범 [Lockjaw]의 수록곡이자 첫 싱글 곡이다.

묵직한 로우톤의 베이스와 함께 누군가가 웅얼거리는 듯한 느낌을 주는 *코러스가 인상적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일렉트로닉 음악과는 달리 *다운템포(Downtempo) 스타일의 음악으로, 몽환적이면서도 잔잔함 밑에 자리 잡은 깊은 감성이 느껴진다고 필자는 말하고 싶다.

현란한 사운드와 빠른 박자로 우리를 미치도록 만들기보다는, 분위기로 듣는 이를 압도하는 느낌이다.

특히나 코러스가 독특한데, *이펙터를 사용한 보이스로 멜로디를 만들어 곡 특유의 몽환적인 분위기를 부각하였다.

이에 더하여, 독백과 같은 쳇 파커(Chet Faker)의 보컬은 공허함과 쓸쓸함을 배가한다.

이 곡을 듣다 보면 마치 쌀쌀한 밤의 공기를 들이마시는 기분이 들 것이다.


*반복되는 후렴 부분

*차분한 분위기와 빠르지 않은 템포가 특징인 전자음악의 하위 장르

*오디오나 비디오 영상 신호에 인위적으로 변화를 주어 원신호에는 없었던 다양한 효과를 연출하는 장치



호주의 작곡가 겸 DJ인 플룸(Flume)은 호주의 레코딩사인 *퓨쳐 클래식(Future Classic)이 주최한 경연에서 발탁되었다.

경연 당시에 제출했던 3개의 곡 'Sleepless', 'Paper Thin', 'Over You' 모두 그의 첫 *EP앨범에 수록되기도 했다.

2012년 데뷔 앨범인 [Flume]이 발매되었고, 호주의 대표적인 음원차트인 *ARIA Charts에서 1위에 오르는 등 탄탄한 *디스코그라피를 만들어가고 있다.


*2004년 설립된 호주의 인디펜던트 레코딩 회사

*'싱글판'이라고 불리는 한 면에 한곡만이 녹음 가능한 레코드, 싱글 음반과 정규 음반의 중간에 위치하는 음반을

  가리킨다.

*호주의 공식 음원 판매 차트

*뮤지션과 아티스트, 레코드 회사의 취입 레코드에 관한 기록


마찬가지로 호주의 아티스트인 쳇 파커(Chet Faker)는 자신의 아티스트 명을 유명 재즈 아티스트인 *쳇 베이커(Chet Baker)로부터 따왔다고 알려져 있다.

그는 *블랙 스트릿(BLACKstreet)의 곡인 'No Diggity'의 *커버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고, 플룸의 데뷔 앨범과 오늘 소개한 'Drop The Game'이 수록된 [Lockjaw]에 참여했다.

2014년에는 자신의 데뷔 앨범을 발매해 호주 내 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미국의 전설적인 재즈 색소폰, 트럼펫 연주자 겸 보컬리스트

*1991년 데뷔한 미국의 R&B 그룹

*기존에 있는 원곡을 편곡하여 부른 곡, 흔히 리메이크 곡이라고도 불린다


이 곡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가 하나 있다면 바로 *M/V일 것이다.

미국의 스트릿 댄서인 *스토리보드 피(Storyboard P)가 참여한 이 영상은 곡 특유의 어둡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잘 담아내고 있다.

필자는 *시아(Sia)의 'Chandlier' 뮤직비디오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을 받았다.

두 뮤직비디오 모두 한정된 공간에서 무용수들이 섬뜩하면서도 고독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지만, 'Drop The Game'의 영상이 조금 더 글루미하고, 마이너틱한 감성을 표현한다고 생각한다.

글의 첫 시작에서 말했듯 꿈이 우리에게 던진 물음들에 대하여 고뇌하는 듯 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텅 빈 밤의 거리에서 홀로 표현하는 몸짓들을 이 곡과 함께 보고 있자면 그로테스크하면서도 무엇인가 끌어들이는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뮤직비디오

*미국 브루클린에서 활동하는 스트릿 댄서, Saalim Muslim이라고도 불린다

*호주의 스타 싱어송라이터


다시 처음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우리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리가 살아왔던(현실에 맞서 처절하게 싸워왔던) 모습들을 모두 본 꿈이 사라지기 전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할 말은 무엇일까?

서두를 필요 없다는 위로일까?

아니면, 언제나 함께 할 것이라는 따뜻한 한 마디일까?

그도 아니라면, 자신을 버리지 말라는, 잊지 말라는 외침일까?

삶과 현실에 지쳐 늙어가는 우리의 모습을 보며 동정을 느끼면서도, 꿈 자신을 잊어버린 우리를 증오하는 감정이 공존하지는 않을까?

우리가 꿈꾸는 것들은 많지만, 그 꿈들은 우리를 어떻게 바라보고 생각할지 궁금해지게 만드는 곡이다.


Hush, I said there's more to life than rush

Not gonna leave this place with us
Drop the game, it's not enough
Hush, I said there's more to life than rush
Not gonna leave this place with us
Drop the game, it's not enough

I've been seeing all, I've been seeing your soul
Give me things that I've wanted to know
Tell me things that you've done
I've been feeling old, I've been feeling cold 
You're the heat that I know
Listen, you are my sun


- 'Drop The Game' by. Flume & Chet Faker



P.S. 밑에 첨부한 가사와 함께 천천히 음미하면서 들어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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