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번째 커버곡>
필자는 지인과의 대화에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만약 인간이 본성을 따르는 것이 나쁜 것이라 지칭한다면, 나는 성악설을 주장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기꺼이 나쁜 사람이 될 것이다."
과연 인간은 동물과는 다른 존재이며, 이성적인 사고를 통해 발전하고 있을까?
이성에 너무 사로잡혀 우월감에 젖고, 자연의 일부라는 점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물론, 지나친 생각이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본성을 억누르고 잊고 있기에 우리가 살고 있는 자연에 피해를 주고, 이성이라는 도구를 통해 합리화를 하고 있지는 않을까 생각하기도 한다.
크게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세상을 대하고 바라보는 태도에서부터, 작게는 인간과 인간의 관계에서도 너무 이성적이려고만 하는 우리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서로에게 느끼는 감정과 욕망을 억누르고 이성적으로만 다가서려 하는 그런 모습들 말이다.
때로는 우리도 그냥 동물처럼 좋다는 감정과 욕망을 그대로 표출해 보는 것은 어떨까?
복잡하게 서로를 재보지 말고 말이다.
*인-앤-아웃 버거(In-N-Out Burger)의 간판 속 나무의 모습에서 영감을 얻어 밴드의 이름을 지은 것부터가 독특한 톡톡 튀는 매력의 얼터너티브 밴드 네온 트리스(Neon Trees)가 오늘의 주인공이다.
아마 시작에 나오는 뮤직비디오 속 그들의 모습을 먼저 본 독자들은 괴짜 같은 독특한 매력을 미리 감지했을 것이다.
밴드의 이름과 관련된 기막힌 일화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보컬인 타일러 글랜(Tyler Glenn)이 네온 트리스(Neon Trees)라는 이름의 영감을 얻었던 간판 속 나무 모양들은 밴드의 또 다른 멤버 브랜든 캠벨(Branden Campbell)의 아버지가 간판 회사에서 일할 때 인-앤-아웃 버거(In-N-Out Burger)의 간판을 디자인하여 삽입한 것이다.
그들이 한 밴드의 멤버가 되는 것은 운명이 아니었을까?
*미국 서부지역의 대표적인 수제 햄버거 프랜차이즈
2005년 결성한 이 밴드는 유명 밴드 *더 킬러스(The Killers)의 드러머 로니 바누치 주니어(Ronnie Vannucci Jr.)의 눈에 띄어 2008년 그들의 투어의 오프닝 밴드로 세상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해, 로니의 도움으로 *머큐리 레코드(Mercury Records)와 계약까지 하게 된다.
독립적으로 몇몇 싱글을 발매하긴 했지만, 2010년 3월 정식으로 데뷔 앨범 [Habits]가 발매되었고, 오늘 소개할 곡 'Animal'이 리드 싱글로 선택된다.
뒤이어 2012년, 그들의 2번째 정규앨범 [The Show]가 발매되고, 리드 싱글인 'Everybody Talks'도 연이어 발매된다.
2014년에는 3번째 스튜디오 앨범 [Pop Psychology] 발매와 함께 투어를 시작하여 여전히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Mr. Brightside'등 인기곡을 다수 보유한 미국 유명 밴드
*1945년 설립된 유니버설 뮤직 그룹(Universal Music Group) 산하의 대형 레코딩 회사
필자는 이 곡을 *아케이드 게임이라 표현하고 싶다.
무겁지 않은 드럼의 사운드와, 통통 튀는 베이스의 선율, 강렬하기보다는 익살스러운 기타 멜로디, 그리고 동심으로 이끄는 듯 한 신사이저 사운드 까지.
밝디 밝은, 너무나도 신나는 곡이다.
뮤직비디오에서도 이러한 밝고 장난기 가득한 노래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 곡의 흥겨움은 방방 뛰면서 땀나는 흥겨움이라기보다는 계속해서 미소가 지어지는 그런 흥겨움이라 생각된다.
*진행이 단순하며, 조작이 쉬운 종류의 게임
이 곡은 *뮤트의 장점을 너무나도 잘 보여주고 있다.
첫 인트로에서 드럼을 제외한 나머지 사운드들이 뮤트 되면서 시작을 알리고, *싸비에 들어가기 전 잠깐의 뮤트는 마치 준비동작을 위한 것 같으며, 마지막 하이라이트 전에 나오는 뮤트는 강렬한 마무리를 위한 쉬어가는 타이밍처럼 다가온다.
얼핏 들어보면 단순하다고 느낄지 몰라도 이 곡에는 다양한 변화들이 존재하고 있다.
1절 *벌스 파트에서는 기타 사운드가 들어가지 않는 반면에 2절 벌스에서는 중간중간 기타가 감칠맛 나게 연주된다.
게다가 싸비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서 기타, 드럼, 베이스, 신사이저 4 악기가 한꺼번에 연주되는 부분이 없다는 것이 놀랍다.
곡 전반적으로 반복적으로 연주되는 베이스 리프는 90년대 혹은 그 이전의 사운드를 추억하게 만든다.
*재생 혹은 연주되는 사운드를 순간적으로 감소시키는 방법
*노래의 끝이나 중간 부분에 같은 멜로디를 반복해서 부르는 부분 (=훅 Hook)
*후렴구가 시작하기 전 가사 부분
다시 맨 위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이 곡은 마치 동물처럼 오늘 밤을 즐겨보자고 말하고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감정을 느끼고 있는데 왜 그 감정을 숨기고 있어야 하는가?
이 곡 안에서의 화자는 당돌하게 "나는 무엇인가 더 원한다."라고 상대방에게 말하고 있다.
이 얼마나 진솔한 화법인가?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면서 상대방도 자신에게 진실된 모습으로 다가오길 바라고 있다.
이러한 모습을 볼 때, 나는 짐승 혹은 동물 같다는 표현이 결코 부정적인 의미만은 아니라 생각된다.
자연스러운 우리의 본모습이 드러나는 순간이 조금은 부끄러울 수 있더라도, 진실된 마음을 확실히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P.S. 이 곡에 빠져버린 필자도 마치 가사처럼 잠들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