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고양이라니!
내가 사랑하는 것이 두 개나 있어 콧노래를 부르며 책을 펼치며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하지만 이번에는 책 속이 아니라, 책을 품은 도서관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고양이들의 이야기다. 《도서관 고양이 두 번째 이야기》는 단순한 그림책이 아니다. 읽고 나면 마음 한구석이 포근해지는, 마치 오래된 담요처럼 따뜻한 감성을 남기는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다가온 감정은 ‘공감’이었다. 레오는 새로운 존재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갈등하고, 외로움을 느끼고, 억울함을 경험한다. 한순간의 실수로 꾸중을 들었을 때의 답답함,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 침범당하는 불편함. 이런 감정들은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익숙한 감정이다. 특히 변화를 마주했을 때 느끼는 당혹스러움과 적응하는 과정은,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경험이 아닐까.
책이 흥미로웠던 또 하나의 이유는, 이야기 속에서 ‘책’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레오에게 도서관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위로의 장소이자 도피처다. 그리고 그림책 속으로 들어가면서 결국 새로운 관계를 받아들이게 된다. 우리는 종종 책 속에서 위안을 얻고, 현실에서 마주하기 어려운 감정을 이해한다. 이 책 역시 그런 역할을 한다.
레오가 설탕과 소금을 처음에는 받아들이지 못하다가, 결국 함께하는 것이 더 즐겁다는 걸 깨닫는 과정은 어쩌면 우리 모두가 배우고 있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가족이든, 친구든, 때로는 원치 않는 변화든. 우리는 함께 살아가면서 성장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함께한다는 것이 주는 따뜻함이 오래도록 남는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 마냥 귀엽고 따뜻하기만 할 것 같던 이야기 속에서, 은근한 이별의 기운이 감돈다. 명확하게 표현되지는 않지만, 자연스럽게 흐르는 시간 속에서 우리는 레오의 변화를 감지한다. 그리고 그 변화는 쓸쓸하기보다는 잔잔하고 아름답게 그려진다.
책을 덮으며, 마음속에 조용한 여운이 남는다. 책과 도서관, 그리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존재들. 그 모든 것이 소중하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된다. 언젠가 바람숲도서관을 방문하게 된다면, 문득 이 책 속 고양이들의 이야기가 떠오르지 않을까. 그리고 그곳 어딘가에서, 레오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