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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라는 이름으로 살아간다는 것

by 꿈꾸는 임

2월의 끝자락. 교실에 아직 아이들이 오기 전, 빈 칠판을 바라보며 나는 다시 생각한다.
“올해 나는 어떤 교사가 되고 싶은가.”
정답은 없지만, 늘 더 나은 교사가 되고 싶은 마음만은 분명하다. 그런 나에게 『오늘부터 초등교사』는 마치 오랜 선배 교사가 조용히 건네는 다정한 편지처럼 다가왔다.

이 책은 어떤 이론을 강조하거나, 화려한 기법을 소개하지 않는다. 대신 교실에서 부딪히는 진짜 장면들을 놓치지 않고, 교사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아이들 사이의 갈등을 대하는 우리의 마음, 학부모와의 상담 앞에서 느끼는 부담, 나 자신을 잃지 않고 교사로 살아가기 위한 고민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1장의 질문이다.
“나는 왜 교사가 되었을까?”
“나는 교실에서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가?”
이 질문 앞에서 나는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문득, 학년말에 아이들이 남긴 쪽지 하나, 어깨를 도닥여 준 동료 한 마디가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금 떠올랐다.

갈등을 다룬 장에서는, 저학년과 고학년의 차이를 이해하고 그에 맞는 접근법을 제시하는데, 현실적이면서도 따뜻하다. 혼내지 않으면서도 단호한 태도를 유지하는 법, 화내지 않고도 메시지를 전하는 방법은 특히 요즘 시대 교사에게 꼭 필요한 내용이다.

마지막 장, ‘지치지 않는 교직 생활을 위한 습관’은 내가 제일 여러 번 다시 읽은 부분이다. 교사는 아이들을 위하는 마음만으로는 버틸 수 없다. 교사도 사람이고, 결국은 자기 마음을 돌보는 일이 가장 먼저임을 이 책은 잊지 않게 해준다.

이 책은 교직을 이제 막 시작하는 신규 선생님들뿐 아니라, 오랜만에 담임을 맡는 교사, 혹은 매년 새로운 아이들을 맞이하면서도 여전히 ‘나는 괜찮은 교사인가’를 자문하는 모든 이에게 권하고 싶다.

교직은 매년이 시작이고, 매일이 고민이다. 그 길 위에서 『오늘부터 초등교사』는 함께 걷는 따뜻한 동료이자, 잠시 멈춰 나를 돌아보게 해주는 거울 같다.

올해의 나 역시,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을 품고 교실 문을 연다.
“오늘부터 나는 어떤 교사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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