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결국 불안은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했다

스토아철학으로 돌아본 자기사랑의 여정

by 천구


내가 나를 구한 이야기

#1 결국 불안은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했다 - 그런 나조차도 용서하는 것


'인생은 내 행복이 우선이다'


20살의 내가 내린 첫번째 결론이었다.

예상하지 못한, 감당할 수도 없는 불행을 맞닥뜨린 후에

나는 현재를 행복하게 사는 것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믿게 되었다.


하지만 너무 어린 나이에 세운 신념은 방향을 잃기 쉬웠다.

나는 현재의 작은 행복을 찾는 대신, 당장의 쾌락을 좇았다.


알바와 학업을 병행하며 하루를 버티고

남은 시간에는 빠르고 값싼 몰입을 찾아 게임에 빠졌다.

그리고 자기 직전, 후회는 밀물처럼 나를 덮쳤다.

하고 싶던 일들, 해야 했던 일들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나를 향해

나는 누구보다 먼저 비난을 퍼부었다.


'또 아무것도 못했어'

'난 게으른 사람이야'


그렇게 나는 점점 힘을 잃었다

어느 순간, 게임도 켜지 못하고

유튜브를 틀어놓은 채

침대에 멍하니 누워만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커뮤니티에서 본 짧은 문장이 나를 멈춰세웠다.


"타인은 모두 나의 못난 점을 찾기 바쁘다.

나라도 나의 변호사가 되어주어야한다.

내가 나를 제일 잘 알기 때문에"


나는 생각했다.

내가 내 변호사가 되어본 적이 있었던가?

아니, 나는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나를 향해 돌을 던지고 있었다.


내 주위에는 넘치는 성공사례들이 있었다.

부모의 지원 아래 걱정없이 사는 동기들,

SNS에 부와 여유를 뽐내는 인플루언서들,

하루를 알차게 '갓생'으로 채우는 사람들.


나는 그들을 등에 지고, 내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


"넌 왜 저들처럼 못 살아?"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나는 누구보다,

진심으로 나의 행복을 바라고 있었다는 것을.


그래서 나는 멈추기로 했다.

"이번만큼은 나를 변호해보자."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넌 왜 지금 '갓생'을 살지 못하는거야?"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나는 힘들어. 알바도 공부도 벅차. 그냥 좀 쉬고 싶어"


나는 처음으로 나를 변호했다.

"그래, 괜찮아. 네가 얼마나 애썼는지 내가 아니까."


그렇게 나는 처음으로

나 자신을 감싸안고 잠들었다.


돌이켜보니

나를 무너뜨렸던 건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내 모습'이 아니라

그 모습을 해석하는 '나의 시선'이었다.


누워있는 나를 향해

'게으르다'고 비난할 수도,

'지쳤구나, 쉬어야지'라고 다독일 수도 있는건

결국 나였다.


사실, 타인은 내 삶에 관심이 없다.

그들과 날 비교하며 비난하는 것도,

나의 삶을 이해하고 위로하는 것도

가장 가까이 있는 나였다.


달리는 말도 숨을 돌릴 시간이 필요하다.

나는 나를 쉬게 해주지 않았다.

나는 나를 키우는 대신 다그쳤다.


좋은 리더는 다그치지 않는다

직원을 믿고, 기다리고, 동기부여한다.


그렇다면 나는 내 삶에서 좋은 리더였는가?


나를 좋은 리더로 키우는 연습은 그 때부터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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