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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E Nov 19. 2017

02. 모네 덕후를 위한 히든 플레이스

덕후를 설레게 할 파리 기행기 _마르모탕 모네 미술관 

Part.1 덕후의 두 눈이 번쩍 뜨일 그곳!

02. 모네 덕후를 위한 히든 플레이스 :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 Musée Marmottan Monet     

 photo by. ChoE

미술관을 찾는 이유는 다양하다. 전시 중인 작가의 작품을 실제로 보고 싶어서? 조용한 사색의 공간을 찾아? 혹은 데이트 코스로? 이도 저도 아니면 그냥? 어떤 이유든 미술관이란 결국 전시 중인 작품을 보는 장소라는 데 목적성이 있다.      


예술의 도시답게 파리에는 정말 다양한 미술관과 갤러리, 박물관이 있다. 예술과 일상의 거리가 좁다는 건 참으로 부러운 일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냥’이라는 이유만으로 덥석 미술관을 찾아가기에도 뭔가 애매하다. 미술관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부분이 유료인 만큼 뭔가 실패하고 싶지 않은 이상한 마음도 한 편에 있다. 여행자의 한정된 주머니 사정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전시를 보고난 뒤 ‘별로다’라는 말을 하고 싶지 않은 심리가 크다.      


그래서 나는 처음 계획을 짤 때부터 몇 가지 조건에 맞는 곳을 찾았다. 첫째 꼭 봐야할 작품이 있는 곳, 둘째 너무 번잡하지는 않은 곳, 마지막으로 이동거리가 멀지 않은 곳이다. 이 나름의 조건에 의거해 개인적으로 꼽은 최고의 미술관은 다름 아닌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Musée Marmottan Monet)이다.     


미술관 이름에서부터 풍기는 낯익은 화가의 향기. 맞다. 이곳은 클로드 모네(Claude Monet)를 위한 곳이다. 모네의 수련 연작 시리즈를 볼 수 있는 오랑주리(Orangerie) 미술관이 대놓고 모네 덕후를 유혹한다면, 이곳은 모네 덕후를 위한 그야말로 히든 플레이스다.     


르누아르가 그린 모네 photo by.ChoE


모네를 위한 전시 형태는 조금 독특하다. 모네의 작품만을 늘어놓기 보다는 모네와 가까웠던 당대의 다른 화가들의 작품을 통해 모네를 객관화 시켜서 볼 수 있다. 르누아르(Pierre Auguste Renoir), 길버트 알렉산더(Gilbert Alexander de Severac) 등이 그린 모네 초상화와 가족 그림을 여기서 볼 수 있다. 


photo by. ChoE

모네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어떤 이들과 교류하며 영감을 받았는지 쭉 전시장을 둘러보다보면 그 끝에야 모네의 작품들과 마주하는 구조다. 모네의 삶을 켜켜이 눈으로 담을 수 있는 영리하게 큐레이팅 했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다. 그렇게 마주한 모네의 작품은 첫눈에 압도적이지는 않지만 차분히 앉아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 있는 작품들이다.     


이곳을 최고로 꼽고 싶은 이유는 단지 모네 때문이 아니다. 모네보다 더 마음을 울리는 새로운 작가를 발견해서다. 다름 아닌 베르트 모리조! (Berthe Morisot)      


인상주의 화가였던 모리조는 전원 풍경이나 가정적인 삶의 이미지만을 다뤘다. 19세기 여성으로의 제한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 초록의 싱그러움과 수채화 같은 옅은 느낌, 파스텔의 세계에 완전히 빠져버렸다. 모리조는 마네를 만난 뒤 회화가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양식으로 변화했다고 한다. 마네의 모델이었고, 마네의 뮤즈였고, 마네의 동생인 외젠 마네와 결혼해 가족이기도 했고. (하지만 모네와 함께 전시되는 중)    

photo by. ChoE

어쩌면 이런 모리조의 사생활을 전혀 모른 상태에서 작품과 바로 마주해서 더 생생하게 작품만을 느낄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만약 모리조가 처한 배경과 상황, 심리를 알고 그림과  마주했다면 어딘지 애틋하면서도 아쉬운 마음이 컸을지도. 하지만 모리조가 누드화를 그렸다면 어떤 몸의 곡선을 살려냈을지 궁금하긴 하다. 19세기 파리를 모리조는 어떻게 그려냈을지 보고 싶다.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은 원래 발미(Valmy) 공작의 사냥집이었다고 한다. 이곳을 1883년 폴 마르모탕(Paul Marmottan)이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았다고 한다. 미술사학자이자 예술품 수집가답게 다양한 회화, 오브제, 조각품 등도 이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후에도 당대의 주목받는 작품들을 꾸준히 기증받았고, 1990년대 말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사냥집답게 미술관 주변에는 한적하고 널찍한 공원들이 많다. 주말이면 공원에서 피크닉을 즐기는 파리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위치도 에펠탑(Bir-Hakeim역)에서 2정거장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9호선을 타고 La Muette 역에서 하차 후 도보 이동하면 된다.     




Google Map : goo.gl/3FoTzB

Address : 2, rue Louis-Boilly 75016 Paris – France 

Web : http://www.marmottan.fr/fr/informations_pratiques-musee-2497

Open : 10am - 18pm

Fee : 11 Euros               

      


참고

501 위대한 화가 베르트 모리조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967442&cid=44533&categoryId=44533

파리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

http://kr.france.fr/ko/discover/5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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