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비티 : 내가 출제하고 부모님, 친구들이 풀어보는 ‘나 모의고사
우리 모두는 일상의 연속인 삶 속에서 '자기다움'이 무엇인지 나에 대한 연구를 매일 행하는 연구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이가 몇이건, 처음 맞이하는 시간 속에서 변화하는 몸과 마음을 면밀히 들여다보며 자신이 누구인지를 탐구하고 알아 갑니다. 그리고 그 과정 중 세상 속에서 듣고, 말하고, 생각하고, 느낀 것들을 자신의 방식대로 기록합니다.
'가장 나다운 나'의 모습은 어떤 것일지 늘 궁금하고, 기대됨과 동시에 때로는 남과 비교하며 조바심이 들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쉼없이 내달리기를 주문받는 사회에서 나다운 나를 찾기 위한 방황조차 ‘용납되지 않는 사치’라 생각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임종 직전에야 남이 원하는 삶만 살아온 걸 깨닫는다면, 그만큼 슬픈 일은 또 없을 겁니다.
인간이 죽을 때 제일 많이 후회하는 것 10가지라는 글이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인간이 죽을 때 제일 많이 후회하는 것 10가지>
- 수많은 걱정거리를 안고 살아온 것
- 어떤 하나에 몰두해보지 않은 것
- 좀 더 도전적으로 살지 못한 것
- 누군가에게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한 것
- 친구들에게 더 자주 연락하지 못한 것
- 자신감있게 살지 못한 것
- 세상의 많은 나라를 경험하지 못한 것
- 나의 삶이 아닌, 주위 사람들이 원하는 삶을 살아온 것
- 내 감정을 솔직하게 주위 사람들에게 표현하지 못한 것
- 결국 행복은 내 선택이라는 걸 이제야 안 것
이 글을 아이들과 함께 읽고 내가 원하는 '가장 나다운 나'의 모습에 대해 묻고 싶었습니다.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하지만 그 답변이 아이들에게 결코 쉽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역으로 그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나의 묘비명을 무엇으로 하고 싶은지 함께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
어쩌면 그 과정이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에 대한 힌트를 줄 수 있을 테니까요.
Q. '묘비명은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압축해 설명해줍니다. 또 그(녀)를 아끼고 사랑하던 사람들의 메시지도 담겨있죠. 당신의 묘비명에는 어떤 문구가 적혔으면 좋겠는지 곰곰이 생각한 후 적어보세요. 아직 어린 여러분에게는 이 질문이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물어보는 아주 좋은 질문이 될 거라 생각해요. 당신은 어떤 사람으로 세상에 기억되고 싶나요? 마지막으로 어떤 메시지를 남기고 떠나고 싶나요?'
나를 알아가기 위해 아이들과 다양한 활동들을 해 보았습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나의 강점'이 무엇인지 발견해보는 것도 그 중 하나입니다.
가장 나다운 나를 발견하기 위한 강점카드 1
WHEN? 하교 후, 주말
WHERE? 집에서
WHAT Happened? 나만의 보드게임 만들기에 요즘 푹 빠져있다. 원래는 ‘인생게임’ 같은 방식인데, 내가 주사위, 말, 휠 등 보드게임의 재료를 새로 합쳐서 만들어보고 있다. 게임 속에서 도전, 성공, 결혼 같은 것들도 더 나만의 룰대로 만들어내고 노는 게 좋다.
강점카드 : 창의성
강점선언 : 내가 기운이 솟는다고 느낄 때는 내 스스로 게임을 개발하고, 그걸로 친구들과도 같이 놀 때이다.
가장 나다운 나를 발견하기 위한 강점카드 2
WHEN? 사회/실과수업, 방과후
WHERE? 교과서 (수업)
WHAT Happened?
집에서 TV 채널을 돌리다가 아프리카의 실상을 보여주는 장면이 나와서 마음이 아팠다. 마침 학교에서 Q드럼에 대해 사회, 실과 수업시간 적정기술 배운 것이 떠올랐고, 생명빨대(life straw)처럼 쉽고 간단하지만,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나도 해보고 싶어 공부 중이다.
강점카드 : 오픈마인드
강점선언 : 내가 기운이 솟는다고 느낄 때는 적정기술을 생각하며,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나설 때이다.
이 안에 '조하리의 창' 있다.
매번 시험 문제를 풀기만 하던 아이들에게 시험 문제를 직접 내 보길 주문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것도 자기 자신에 대한 문제로요. 나의 탄생, 이름, 꿈씨앗, 별자리, 단어, 숫자, 좋아하는 것, 취미, 특기 등 나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문제로 만들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가족이나 친구에게 풀어보게 하는 방식으로요.
그 과정에서 나를 좀 더 깊이 이해하게 되고, 남이 보는 나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름하여, 내가 출제하고 부모님, 친구들이 풀어보는 ‘나 모의고사’!
학생 예시
◦문제지에 성명과 수험번호를 의미있는 숫자로 적어 넣으시오.
◦틀리면 출제자에게 꿀밤을 맞을 수도 있으니, 신중하게 생각하고 선택하시오.
◦문항에 따라 배점을 매길 수 있습니다. 각 물음의 끝에 표시된 배점을 참고하시오.
1. 다음 중 ㅇㅇ가 가장 좋아하는 운동은? (복수답안 인정) (2점)
① 음~파~ (수영)
② 우다다다 나의 달리기 솜씨 (육상)
③ 쉭쉭 아~ 경치도 보고 즐겁기도 한 (스키)
④ 탕탕팅팅 점프! (농구)
⑤ 쌩쌩쉭쉭 (인라인)
2. 보기에서 출제자 ㅇㅇ의 특성을 나타내는 답을 고르시오. (3점)
ㄱ. 창의적이면서 엉뚱한 면이 있다.
ㄴ. 누군가 말을 하면 잘 받아준다.
ㄷ. 남자, 여자 친구들과 다 잘 논다.
① ㄱ ② ㄷ ③ ㄱ, ㄴ ④ ㄴ, ㄷ ⑤ ㄱ, ㄴ, ㄷ
3. ㅇㅇ이의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장점을 적으시오. 아주 사소한 것도 좋음 (7가지 이상) (10점)
- 실제 부모님이 아이에 대해 쓰신 답 -
유머러스해서 주위 사람들을 즐겁게 해 준다.
늘 책과 친하다.
좋고 싫음이 분명하다.
뭐든지 조금씩 다 잘한다. (피아노, 수영, 스키, 인라인 등)
호기심이 많다.
마음이 여리고 착하다.
의리가 있고 정이 많다.
부모님 말씀을 잘 듣는다.
아빠의 건강에 관심이 많다.
매우 활동적이다.
♬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서
미국의 심리학자 조셉 루프트(Joseph Luft)와 해리 잉햄(Harry Ingham)에 따르면 우리는 하나가 아닌 네 개의 자아를 갖고 살아간다고 합니다. 두 심리학자는 사람의 자아를 네 개의 창(窓)이 있는 것과 같은 구조로 파악하고, 이 창을 통해 상대방을 잘 살필 때 소통이 가능하다고 보았습니다. 이 네 개의 창을 조셉과 해리라는 이름의 알파벳을 합성해
‘조하리의 창(Johari’s Windows)’이라고 불렀죠.
이는 나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내가 어떤 상태에 처해 있는지를 보여주고 어떤 면을 개선하면 좋을지를 보여주는 데 유용한 분석틀로, 자기개발과 커뮤니케이션, 대인관계, 집단역학 등에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사실 아이들과 함께해본 '나 모의고사'도 이 4개 창의 구조를 넘나들며 들여다볼 수 있는 원리가 숨어 있습니다.
조하리의 창에는 크게 4개의 영역이 있습니다.
조하리의 창 중에서 첫 번째 창은 ‘열린 창’으로, 자신도 다른 사람도 아는 자아(성격)를 말합니다. 창이 투명하게 다 보이다보니, 상대방과의 소통도 원활할 수밖에 없습니다.
두 번째는 ‘숨겨진 창’으로, 자신만 아는 자아의 영역입니다. 남들이 잘 모르게 주로 집에서 나타나는 성격이라고 할 수 있죠. 학부모 면담을 해 보면, 아이들도 집과 학교에서 보이는 성격이 상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극단적인 예로, 범죄자에 대해 주변 사람이 진술할 때 흔히 ‘그럴 사람이 아니다.’라고 하는데 그것은 이 창을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의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딱 여기에 해당되는 경우죠.
세 번째 창은 ‘보이지 않는 창’으로, 자신은 모르고 다른 사람만 아는 영역입니다. 그런데 이 창은 노력 여하에 따라 열릴 가능성이 있는 창입니다.
여고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일로, 평소 표정이 시크한 아이를 얼음공주 같다며 반 친구들은 점점 멀리합니다. 그런데 정작 소녀는 그 까닭이 자기의 표정과 태도 때문이라는 것은 꿈에도 생각 못 하고 친구들이 자기를 왕따시킨다고만 생각합니다. 이런 경우, 누군가 시크걸에게 “너, 웃지 않을 때에는 왠지 화난 사람처럼 오해할 수 있을 것 같아.”라는 조언을 해 준다면 자신은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꼬여있던 대인 관계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기에 열릴 가능성이 있는 창이라고도 불립니다.
우리가 상대방과의 소통을 원할 때 특히 더 두드려야 하는 창은 바로 이 세 번째 창이라는데요. 첫 번째 창은 이미 열려 있는 창이고, 두 번째와 네 번째 창은 일반인이 들여다보기 어려운, 즉 전문가에게 맡겨야 하는 영역이지만, 그 사람만 모르는 단점을 일깨워 바로잡아 주거나, 그 사람만 모르는 장점을 발견해 칭찬해 준다면 상대방도 당신에게 호감을 느끼게 될 테니까요.
네 번째 창은 ‘닫힌 창’으로, 아무도 모르는 자아의 영역입니다. 남도, 자기 자신도 전혀 알지 못하는 성격으로 심리학자들의 연구 대상이 되는 영역입니다.
어릴 때부터 워낙에 내성적인 성격이었고,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어서, 자기가 도대체 어떻게 개그맨이나 연예인이 된 줄 모르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지금도 무대에서 내려오면 아예 다른 사람처럼 보일 정도라고요.
이밖에도 평소에 보기엔 멀쩡한 사람인데 예민할 때 도벽이나 생긴다거나, 자신도 모르는데 술만 먹으면 다른 사람처럼 변해 술주정이 심하다거나, 사회적으로 명망있는 사람이 의외의 모습을 보인다거나 하는 것 등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네 가지의 창은 우리가 살면서 계속 변화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를 잘 이해하고 활용하면 자신을 이해하고 타인과 좋은 관계를 맺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4가지 영역의 넓이는 우리가 살면서 계속 변화한다.
조하리의 창을 해 보려면 다음과 같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준비사항 : 나에 대해 이야기해줄 수 있는 상대방, 형용사 57가지, 종이(2X2 매트릭스), 펜
able : 재능있는
ambivert : 양향 성격자 (내향적인 성격과 외향적인 성격을 모두 갖고 있는 사람)
accepting : 솔직한
adaptable :융통성 있는
bold : 용기 있는
calm : 차분한
caring : 친절한
cheerful: 유쾌한
clever : 영리한
congenial : 마음에 맞는, 취미가 같은
complex : 까다로운
confident : 자신감 있는
dependable : 믿음직한
dignified : 품위있는
energetic : 활동적인
extrovert : 사교적인
friendly : 우정어린
giving : 포용적인
happy : 행복한
helpful : 도움이 되는
idealistic : 이상적인
independent : 독립적인
ingenious : 독창적인
intelligent : 재치있는
introvert : 내성적인
kind : 친절한
knowledgeable : 박식한
logical : 논리적인
loving : 상냥한
mature : 성숙한
modest : 겸손한
nervous : 소심한, 예민한
observant : 조심성있는
optimistic : 낙천적인
organized : 체계적인
patient : 참을성 있는
powerful : 강력한, 강한 인상
proud : 자신에 찬, 자신감 있는
aggressive : 적극적인,공격적인
reflective : 생각이 깊은
relaxed : 관대한
religious : 독실한, 종교적인
responsive : 민감한
searching : 철저하고 엄중한
self-assertive : 자기 주장이 강한
self-conscious : 자의식이 강한
sensible : 실용적인
sentimental : 감정적인
shy : 수줍어하는
silly : 어리석은
smart :단정하고 멋진
spontaneous : 자발적인
sympathetic : 동정심 있는
tense : 긴장한
trustworthy : 믿을수 있는
warm : 따뜻한
wise : 현명한
(상대방에게 부정적인 느낌을 줄 수 있는 형용사는 교체 가능)
방법 :
1. 형용사 중에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한다고 생각하는 형용사를 6개 선정합니다.
2. 자신에 대해 좀 아는 주위의 다른 사람도 6개를 선정할 수 있게 합니다.
3. 자신과 다른 사람이 선정한 단어를 놓고, 분류하는 작업을 해본다. 서로 겹치는 단어는 모두가 아는 ‘열린 창 박스(open)’에 넣습니다.
4. 자신은 골랐는데 타인은 선택하지 않은 단어는 ‘숨겨진 창(hidden)’에 넣습니다.
5. 타인은 골랐는데 자신은 선택하지 않은 단어가 있다면 ‘보이지 않는 창(blind)’에 넣습니다.
6. 두 사람 모두 선택하지 않은 단어는 ‘미지의 창(unknown)’에 넣습니다.
7. 타인은 아는데 자신은 모르고 있는 것, 즉 보이지 않는 창(blind)에 주목합니다. ‘아, 나에게 이런 점이 있었는데, 정작 나는 모르고 있었구나’ , ‘미처 몰랐는데, 다른 사람은 나를 이렇게 이해하고 있었구나’ 자신의 모습을 새롭게 보게 되고, 앞으로 어떤 노력을 할지 알 수 있습니다.
8. '보이지 않는 창(blind)'에 적힌 형용사들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봅니다.
'self-conscious : 자의식이 강한' 면이 나의 어떤 점에서 그렇게 생각되었어?
나는 스스로 인내심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patient : 참을성 있는'를 쓴 이유가 있어?
'trustworthy : 믿을수 있는' 면은 어떤 점에서 발견할 수 있었니? 으쓱-
9. 자신과 타인 모두가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가능성 있는 부분으로 생각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노력해 나가면 될 것입니다.
10. '미지의 창(unknown)'에는 내가 새롭게 적어 넣은 형용사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눠봅니다.
2X2 단순한 매트릭스에 불과하지만, 자신이 선택한 6개의 형용사, 그리고 타인이 선택한 6개의 형용사를 통해 나에 대해 좀 더 잘 이해하게 되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내가 부족한 부분을 알고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됩니다. 더 나아가서는 상대방과 서로의 깊은 속내와 미래까지도 공유할 수 있는 사이로 발전할 가능성을 열어줄 것입니다.
스스로 나에 대한 연구를 매일 행하는 연구자의 입장에서도, 나에 대한 연구로 아이들을 안내하는 입장에서도 이것만은 항상 기억했으면 합니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항상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서 시작하고, 아직 아무것도 이룬 것 없어 초조해질 때조차도 항상 자신을 사랑하고 존경하라는 것 말입니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라.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아직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더라도
항상 자신을 존엄한 인간으로
사랑하고 존경하라.
독일의 문학가이자 철학가, 프리드리히 니체
▶ 더 자세한 내용은 출간될 책(백다은의 교육상상 Reimagine Education)과
원격연수 티쳐빌 www.teacherville.co.kr 에서 추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해볼 수 있는 활동자료도 함께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