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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호 Apr 02. 2024

술은 적당히 마셔요 우리

못 본 걸로 할게요


주간 직원이 첫 출근을 했다. 82년 돌싱녀인 그녀는 성격이 쾌활하고 밝아 손님들과 막힘없이 대화를 한다. 요즘 유행하는 mbti로 따지자면 E성향이랄까?

가족처럼 오래 일하길 빈다.

 


 

주간 직원의 출근 둘째 날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일주일 정도는 살얼음판이다. 언제 어떤 이유로 그만둘지 모르는. 아니 그게 한 달이던, 두 달이던 안심하긴 힘들다. 최저임금이 오른 후부터 직원들이 갑, 자영업자들은 을이다. 같은 돈을 주고 보다 쉬운 일을 시키는 자가 유리한 게임. 모텔 카운터를 지키는 일은 딱히 어렵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단순 노동이라 할 수도 없다.

 

“점검하고 오세요! 제가 카운터 볼게요.”

 

주간 직원에게 객실 점검을 하도록 지시한 후 cctv를 확인하는 나. 아침부터 술이 거하게 취한 커플이 대실을 예약하고 입실했다.

“네 505호로 가시면 됩니다.”

 

분후 505호 문이 열리고 알몸의 여자가 나오더니 5층 복도를 서성이다 도로 들어간다. 추측을 해보자. 이게 어인일인가?

 

우리 모텔은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우측엔 화장실 문이 있고, 현관 앞쪽에는 방으로 들어가는 중문이 있다. 화장실에서 샤워를 하고 나온 그녀에게 좌측은 현관문, 우측은 중문(방으로 들어가는)이었을 것이다. 그녀는 좌측과 우측을 착각하고 중문 대신 현관문을 열고 나왔던 것이다.

 

‘오 마이갓!’

 

다행히 그 광경을 목격한 것은 오직 나 하나였으니. 다행 일지어다!

 

술은 적당히 마셔요~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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