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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호 Aug 12. 2024

룸 업그레이드는 필수가 아닌 선택

당신의 화살은 오직 당신만을 겨냥하고 있다



룸업그레이드는 필수가 아닌 선택입니다만.





> 아고다 미리예약 “이두리” 대실 20000원 (입실 오전 10시 30분~퇴실 오후 3시 30분)

-퇴실 후 오후 3시 30분~오후 6시까지 텀

 

> 아고다 미리예약 “이두리” 도보특가 35000원 (입실 오후 6시~)

-퇴실 후 오전 11시~오후 5시까지 텀

 

> 아고다 미리예약 “이두리” 일반실 40000원 (입실 오후 5시~)

 

-방 사양도 달라서 원래는 짐을 가지고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야 함.

 

 

 

 

 

 

여기서 부가 설명을 드리자면 연박을 원할 경우에는 2박 또는 그 이상을 단 1회에 걸쳐 결재해야 한다.

그러나 그녀는 각각 3회에 걸쳐 결재를 한 것.

이유인즉, 선착순으로 지급되는 쿠폰은 하나의 계정에 해당 날짜에 1회만 제공이 된다.

쿠폰 가격은 10000원, 7000원, 5000원, 3000원 등이 있는데 3박을 할 경우 1회에 걸쳐 쿠폰 한 장만 사용하지 않고, 3회에 걸쳐 나눔 계산을 하면 한 고객이 쿠폰을 3장이나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다른 고객에게 주어지는 쿠폰 지급의 기회가 상실된다. 고객들은 쿠폰이 있는 가게를 선호하므로 이런 경우 고객들이 다른 가게로 눈을 돌린다.

또 연박을 하면 짐을 두고 다니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낮 손님 (대실)을 받지 못한다.

낮손님은 2만원에서 3만 원 정도이므로 숙박 가격 35000원~50000원에 비해 무시 못하는 금액이다.

 

이제 설명이 끝났으니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 보자.

 

 

 

 

 

“이두리 고객님? 네 대실 10시 30분부터 3시 30분까지 하셨네요. 예약하신 객실은 도보특가로 18시 입실이구요. 네 특가방은 시간 차이가 있긴 한데... 아! 짐을 옮기지 않고 대실에서 숙박으로 쭈욱 연장하고 싶으시다구요? 네. 연박이시라구요? 오늘 1박이신데? 아 내일 다시 하셨어요? 그럼 내일 오전 퇴실 하셨다가 다시 저녁에 입실하셔야 하는데요. 네 연박 예약을 개별로 하셔서 그래요. 그래도 뭐 그냥 해 드릴게요!”

 

나는 웃으며 키를 건넨다. 301호.

잠시 후 다시 내려오는 고객의 인상이 좋지 않다.

 

 

 

 


 

- 따옴표는 그녀의 대답, 괄호 안이 나의 대답

 

“아니 제가 연박인데 저 코딱지 만한 방에서 자라구요?”

 

(제가 설명드렸잖아요. 나누어서 결재하셔서 계속 짐을 뺐다가 다시 넣으셔야 하고, 특히 도보특가 방은 1호 라인이라고요.)

 

“아니 다른 숙소는 몇일씩 자면 업그레이드를 해 주는데 여긴 왜 이래요?”

 

(아 고객님께서 35000원 특가 예약을 하셔서 드린 건데요. 짐을 두고 싶으시다고 했고, 저는 최대한 배려를 한거구요.)

 

갑자기 핸드폰 어플을 들이민다.

 

 

 

 

“여기 방 많이 비었구만. 이거.. 이거.. 이거 주면 되잖아요!”

 

‘아니 그건 지불한 가격에 따라 배정되는 방이지. 당신한테 5만 원짜리 특실 주면 특실 예약 고객한테 35000원짜리 특가방 주냐고요. 이 여자야!!!!’

 

라고 잠시 생각을 한 후

 

 

(네 가격에 따라 방배정이 달라서요.)

 

 

 

“아니 그럼 내일은 제가 4만 원짜리 예약했으니 내일 바꿔주신다는 말인가요?”

 

(짐 들고나가셨다가 들어오시면 준비해 드릴게요. 그런데 그대로 계시고 싶다면서요.)

 

 

 

“아 진짜 아침부터 재수 없게 이게 뭐야? 시간 아깝게... 쉬려고 대실까지 예약한 건데.”

 

갑자기 화를 주체 못 하는 내가 답한다.

 

(고객님만 시간 버린 거 아닙니다. 저도 바빠요. 오전에 업무도 많은데 고객님 하나 때문에 이게 뭡니까? 아 그냥 가세요. 환불해 드릴게요! 그리고 저는 규정을 설명드린 거고 규정대로 해드린 것도 아니고 배려해 드린 건데 무작정 화만 내고 조르시면 어쩌라고요. 저도 아침 첫 손님이라  장사하는 집에서 이게 뭐람?)

 

“이 아침에 저더러 어딜 가라고요!!!”

 

(그니까 환불해 드린다고요.)

 

참고로 휴가철 성수기 객실 요금 35000원에 어딜가냔 말이다. 픕.

 

(아니 설명을 해주어도 화만 내면 답니까?)

 

“그니까 어떻게 하라구요?”

 

(코딱지만한 방이 싫으시면 일반실을 예약하시면 되잖아요. 5000원 차인데)

 

자기돈 오천원이 아까운 고객들. 그러나 서비스는 받고 싶은 이 심보 무엇? 결국 나는 5000원을 더 결재받았고, 고객을 준특실인 306호 배정했다.

 

 

 

이게 끝인 줄 아는가?

 

고객의 보복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띠리링~~~ 별점 한 개!

아니 실랑이 끝에 결국 업그레이드까지... 일반실도 아니고 준특실로 업그레이드를 해주었건만 별점 테라라니!!!! 물론 신고 후 블라인드 처리되었다.

부당한 리뷰인 경우 권리침해신고로 해당 리뷰가 블라인드 처리되고 평점에 반영되지 않는다.

 

 

 

아직 젊어서 모르나 보다.

 

자신이 쏜 화살이 어디를 겨냥하고 있는지.

결국 자신에게 와서 박히는 것을!


어리고 젊을 때는 그 화살이 돌아오는 시간이 조금 걸린다. 그래서 어떤 어려운 상황에 부딪혔을 때  ‘나는 착하게 살았는데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이 있지?’ 의아해한다. 그러나 그것은 아주 오래전 자신이 쏜 화살일 뿐이다.


나이가 들면 화살이 돌아오는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 그래서 매 순간 말과 행동을 조심하게 된다.

 

안타깝다.


오늘은? 오늘도..하핫! 술이나 한 잔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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