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지대넓얕: 무한편』은 의식에서 출발해, 실천으로 나아가는 책이다.
“의식이란 무엇인가?”
이 오래된 질문은 지금도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다. 현대 과학조차 아직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과학적 사고에 익숙하다.
보이는 것, 증명되는 것만을 ‘진짜’라고 여긴다.
그래서 “물질적으로 증명되지 않으면, 말해서는 안 된다”는 태도가 지적인 태도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는 바로 그 지점에서 문제를 제기한다.
왜 말하지 않는가?
그렇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는가?
그가 제시하는 사고의 구조는 이렇다:
의식 세계를 만들어낸다 다시 그 세계를 바라보는 의식
이 구조 안에서 세계는 객관적 실체가 아닌, 의식이 만들어낸 해석의 장이 된다.
즉, ‘보는 자’인 의식 그 자체가 세상의 주인공이라는 것이다.
내가 이해한 이 책의 핵심은 이렇다:
세상은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의식이 만들어낸 이미지에 가깝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이 대목이다.
‘실체는 알 수 없다. 우리가 보는 것은 뇌가 만들어낸 해석일 뿐이다.’
플라톤의 ‘이데아’를 현대적으로 다시 풀어낸 듯한 통찰이었다.
가짜가 아니라, 해석된 진짜. 그 경계 위에 우리는 늘 서 있는지도 모른다.
책의 5장부터는 방향이 조금 달라진다.
그토록 깊은 사유를 거친 후, 저자는 독자에게 묻는다:
“이제, 그걸 알고 나서 어떻게 살 것인가?”
그 질문이 내 마음에 오래 남았다.
나 역시 종종 이런 생각을 한다.
세상을 더 많이 알고, 철학도, 과학도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지만,
정작 내 삶은 얼마나 달라졌는가?
저자는 말한다.
“예전에는 유혹 앞에서 10번 넘어졌다면,
이제는 9번만 넘어지는 것이다.”
그 단 1번의 변화,
그건 지식이 아닌, 의식이 만들어내는 아주 작은 기적일지 모른다.
우리는 그렇게 조금씩 더 나은 삶을 살아간다.
이번 책도 전작들처럼 쉽게 접근했다가, 깊이에서 당한다.
하지만 여전히 저자는 친절하다.
철학적 개념도, 뇌과학과 불교의 사상도,
마치 옆에서 설명하듯 부드럽게 풀어낸다.
1타 강사 같은 그 특유의 문체 덕분에,
생소한 개념도 어렵지 않게 따라갈 수 있었다.
책장을 덮고 나서 다시 떠오른 질문.
“나는 누구인가?”
아주 오래된 질문이지만, 이 책은 그 질문을 새롭게 불러낸다.
지식은 넘치고, 정보는 쏟아지지만,
이 책은 그 사이에서 ‘지혜’가 무엇인지를 조용히 되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