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뉴스에서 접하는 대부분의 법은 형법이다. 범죄와 처벌이라는 극적인 요소가 있어 익숙하기도 하다. 반면 민법은 어쩐지 멀게 느껴진다. 그러나 장보은의 『나를 지키는 민법』은 이렇게 말한다. 민법을 모른다는 건, 나를 지키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과 같다.
이 책은 민법 중에서도 특히 우리의 일상과 맞닿아 있는 재산법과 가족법을 중심으로 풀어낸다. 법이라 하면 어렵고 딱딱하다는 선입견이 있지만, 저자의 친절한 설명 덕분에 읽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오히려 재산법보다도 가족법 파트가 더 흥미롭게 다가왔다. “법이 가족을 어떻게 바라보는가”라는 물음을 따라가다 보면, 법이 단순한 규율이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를 해석하는 또 하나의 언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사실혼 관계에서도 정조의무를 근거로 위자료 청구가 가능하다는 점, 협의이혼 시 숙려기간이 법적으로 정해져 있다는 점, 그리고 상속의 기본 원칙과 배분 방식 등은 일상 속에서 언제든 맞닥뜨릴 수 있는 문제들이다. 이런 사례를 통해 저자는 우리가 흔히 놓치기 쉬운 법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한다.
최근 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고 한다. 하지만 법은 여전히 많은 사람에게 낯설고, 두렵고, 멀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법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입문서’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실질적인 내용이 담겨 있어, 법이라는 세계에 한 걸음 다가가려는 이들에게 훌륭한 첫 안내자가 되어준다.
물론 이 책 한 권으로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다. 민법이라는 거대한 체계를 이해하기엔 분명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 그러나 시작이 반이라고 했던가. 『나를 지키는 민법』은 우리가 법 앞에 수동적인 존재가 아닌, 능동적으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존재’임을 일깨워주는 뜻깊은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