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마음 - 조너선 하이트

서평

by 백경

“인간의 본성은 90%는 침팬지, 나머지 10%는 벌과 같다.”

이 도발적인 문장은, 인간이 얼마나 개인적 존재이면서 동시에 집단적 존재인지를 날카롭게 보여준다.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은 *‘나와 다른 사람은 왜 이렇게까지 다르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심리학자의 대답이다. 저자는 세 가지 핵심 원칙을 제시한다.

1. 직관이 먼저이고, 전략적 추론은 그다음이다.

2. 도덕성은 단순히 피해와 공평성에 국한되지 않는다.

3. 도덕은 사람들을 뭉치게도 하고 눈멀게도 한다.


쉽게 말해, 우리의 도덕성은 유전자와 환경 속에서 형성되며, 그것은 집단을 결속시키기도 하지만 동시에 타인을 배척하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이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저자는 방대한 연구자료와 실험을 동원한다.


그중 가장 흥미로운 것은 두 번째 원칙이다. 저자는 도덕성을 여섯 가지 차원으로 설명한다.

• 배려 / 피해

• 자유 / 압제

• 공평성 / 부정

• 충성심 / 배신

• 권위 / 전복

• 고귀함 / 추함


진보주의자는 주로 배려와 자유에 강하게 반응하는 반면, 나머지 영역에는 상대적으로 무심하다. 반대로 보수주의자는 여섯 가지 모두에 일정하게 반응하며, 특정 영역에만 치우치지 않는다.


책을 읽기 전에는 ‘진보가 도덕적으로 우위에 있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졌지만, 읽고 나서는 생각이 달라졌다. 오히려 도덕성의 스펙트럼은 보수 쪽이 더 넓었고, 그래서 보수 정치인의 언어가 대중에게 더 쉽게 와닿는다는 설명이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여섯 가지 도덕성을 두루 건드리기 때문이다.


물론 이 내용은 미국 사회를 기준으로 한다. 한국은 맥락이 다르다. 그럼에도 공평성 차원은 한국에서도 뜨겁게 작동한다. ‘비례의 원칙’―기여한 만큼 가져가야 한다는 감각은 사회 전반에 깊이 자리 잡아 있다. 그래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기본소득 같은 정책은 진보 진영에서는 자연스럽게 여겨지지만, 보수적 시각에서는 ‘무임승차’로 받아들여져 강한 반발을 불러온다.


나는 이 책을 일종의 전 국민 필독서라 부르고 싶다. 정치적 입장은 날로 첨예하게 갈라지고, 상대를 공격하거나 도덕적으로 깎아내리는 것이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한쪽을 몰아내고 나만 옳다고 주장하는 정치에는 미래가 없다. 어디까지 포용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최소한 서로를 이해하려는 시도만은 필요하다. 이 책은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