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
재밌긴 한데, 정말 너무 길었다.
드라마를 잘 못 보는 사람이라 그런지, 나에겐 감당하기 벅찰 만큼 많은 회차였다.
각설하고.
내용 안에는 정말 많은 것들이 들어가 있다.
민족주의, 국가주의, 자유의지, 배외주의 같은 거대한 단어들이 계속 튀어나온다.
이 애니는 크게 두 개의 축으로 진행된다.
에렌과 지크.
둘의 공통점은 평화와 자유를 원한다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자유와 평화를 위해 누군가를 죽이거나, 그에 준하는 희생을 만들어낸다.
조금 더 미시적으로 들어가면, 동료들 간의 관계, 가족,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도 보여준다.
생존의 문제가 걸려 있다면, 나는 다른 사람을 죽여야만 하는가 하는 질문 앞에 서게 된다.
전쟁 속에는 인간의 잔인함만이 가득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한가운데에서, 우리는 또 눈물을 흘리게 된다.
전쟁에서 보면 필요없어 보이는 가치들,
사랑, 우정으로 인해 행해지는 선택들이 우리를 더욱 아프게 만든다.
이기기 위해서라면 버려야 할 것 같은 마음들이,
오히려 인물들을 더 비극적인 자리로 끌고 들어간다.
이 이야기의 끝에서 남는 건 하나다. 역사는 반복된다.
강력한 힘으로 상대방을 절멸시킨다고 해서, 인간이 폭력을 멈추지는 않는다.
폭력은 모양을 바꿔 돌아오고, 그 속에서 우리는 또다시 같은 질문을 반복하게 된다.
“이 세계에서, 나는 어디까지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