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 들어오는 공간 -2 집에 대한 금기에 대한 현대적

건축가의 공간읽기

by 윤소장


어제의 글에 이어 관상,명리학을 공간적으로 푼 풍수지리와 공간에 대해 더 생각해해본다.


https://blog.naver.com/100m2house/22416335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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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대한 금기, 미신일까 경험일까

풍수지리에서 말하는 집에 대한 금기들은 대개 단호하다.

“침대 머리를 북쪽으로 두지 말 것.”

“현관이 북쪽이면 흉하다.”

“대문과 창이 일직선이면 재물이 샌다.”

“집 앞에 전봇대나 뾰족한 구조물이 있으면 안 좋다.”

이런 이야기들은 이유보다 결론이 먼저 도착한다. 왜 안 되는지는 설명되지 않고, 하면 큰일 날 것 같은 분위기만 남는다. 선택지는 사라지고, 불안만 남는다. 그런데 건축가의 입장에서 보면 흥미로운 점이 있다.이 금기들 대부분이 환경에 대한 오래된 경험의 요약본이라는 점이다.


잠자리 금기, 사실은 ‘머리가 시린 문제’

대표적인 금기가 있다.

“머리를 북쪽으로 두고 자지 마라.”

전통적으로는 시신을 북쪽으로 눕힌다는 상징,풍수적으로는 북쪽이 음(陰)의 기운이라는 설명이 붙는다.하지만 생활적으로 보면 이야기는 훨씬 단순해진다.한반도에서 북쪽은 찬 공기가 머무는 방향이다.과거의 집들은 단열이 약했고, 벽체 틈새로 냉기가 스며들었다.머리맡이 북쪽 외벽에 붙어 있으면, 잠이 깊을 리가 없다.

그래서 어른들은 말한다.

“잘때 머리는 남쪽이나 동쪽으로 둬라.” 미신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체감 온도에 대한 경험치다.


같은 맥락에서

침대 머리맡에 창문이 있으면 안 좋다는 말도

현관에서 침대가 바로 보이면 안 된다는 말도


모두 숙면과 심리적 안정에 관한 이야기다.

찬 공기, 소음, 빛, 그리고 사생활 노출. 풍수의 언어를 벗기면 생활의 언어가 드러난다.


집의 형태가 불길하다는 말의 정체

삼각형 집, 칼날처럼 뾰족한 집은 풍수에서 ‘살기(煞氣)’가 강하다고 한다. 왠지 불안한 말이지만, 건축적으로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삼각형 평면은 동선도 꼬이고, 가구 배치도 어렵고, 구조도 비효율적이다. 뾰족한 모서리는 시선을 찌르고, 무의식적인 긴장을 만든다.


그래서

집 앞에 전봇대가 정면으로 보이면 불길하다는 말도

옆 건물의 모서리가 집을 향하면 안 좋다는 말도


결국은 시각적 스트레스와 심리적 압박에 대한 표현이다.

사람은 계속 찔리는 시선을 편안해하지 않는다.


물과 불의 충돌, 사실은 습기와 냄새

부엌과 화장실을 붙이지 말라는 금기.풍수에서는 불(火)과 물(水)의 충돌이라 말한다.현실에서는 냄새, 습기, 위생 문제다.그래서 전통가옥에서는 부엌과 변소를 분리했고,현대 건축에서도 가능하면 환기와 동선을 분리한다.집 한가운데 화장실을 두지 말라는 말도 마찬가지다.풍수에서는 집의 심장에 오물을 둔다고 말하지만,건축적으로 보면 환기와 배관이 가장 어려운 위치다.


문과 동선, ‘기운’이 아니라 ‘프라이버시’

대문을 열면 바로 계단이 보이면 안 된다.방문과 방문이 일직선으로 맞물리면 안 된다.풍수에서는 기운이 빠져나간다고 설명하지만,실제로는 집이 불안정해 보이고, 사생활이 없다.그래서 전통 한옥을 보면 문이 살짝 비켜 있고, 시선이 한 번 꺾인다. 이것은 미신이 아니라 공간 심리의 설계다.


그래서, 풍수는 믿어야 할까?

흥미로운 사실은 이것이다.풍수의 금기 대부분은채광, 환기, 동선, 심리적 안정과 정확히 겹친다.

북향 침대 → 춥다

중앙 화장실 → 환기 안 된다

뾰족한 시야 → 불안하다

문이 일직선 → 사생활 없다

즉, 풍수는 예언서라기보다

생활의 시행착오가 쌓인 공간 사용 설명서에 가깝다.건축가의 역할은 금기를 그대로 따르거나 무시하는 것이 아니다.


그 말을 공간으로 번역하는 것이다.왜 그런 말이 생겼는지 묻고,지금의 기술과 생활에 맞게 해석하는 것.집은 운을 시험하는 장소가 아니라 불안 없이 살아도 되는 공간이니까.




다음에 “이건 흉하대요”라는 말을 듣게 된다면,이렇게 한 번 물어보면 좋겠다.

“그 말이 생긴 이유는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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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당은 못찾아도 어떤땅이든 건축가에게 맡기면 최선을 다해 땅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것이 건축가의 일이다



'우주를 짓다'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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