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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장 May 18. 2024

금주중의 위기순간 극복하기

100일 금주일기

금주 97일차에 쓰는 100일 금주일기

4. 금주의 위기들


전편의 글 ‘금주의 싶패를 막기위한 준비’중 오답 노트에 대한 좀 더 디테일한 내용에 대한 기록이다.

경험상 어떤 결심을 하고 실행할 때 실패하는 이유에는 몇가지 패턴이 있었다.  예를 들어 ‘아침운동’에 대한 계획이 있었을 때는 날씨가 나쁠 때나 여행을 갔을 때 계획이 틀어지면서 지속하지 못했다는 등, 일명 ‘주저 앉아버리는 순간’도 몇 가지 있다. 

나의 금주 계획에서 보였던 위기의 순간과 그때가 오면 어떻게 영향을 덜 받을 수 있을까 미리 고민한 방법 및 실행이다. 

 

Case1_공짜 술  

공짜 술 처럼 어려운 때가 없다.  한번은 갤러리 전시 오픈에 갔다가 거기에 준비된 잘 준비된 케이터링과 분위기에 준비된 술을 그냥 지나치기 어려웠다. 물론 그것도 공짜 술. 그 기억을 되세기면서 공짜 술은 어떻게 지나칠 것인가 미리 생각해보다가 ‘아깝다’는 생각에 대한 생각의 전환을 해봤다.  

이전의 사고 방식: ‘저 맛있고 좋은 술을 공짜로 마실 기회를 놓치다니 아깝다’

전환된 사고 방식: ‘내가 이렇게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계획을 실현하고 있는데, 저 몇푼 안되는 술에 계획을 망친다니, 너무 아깝다. 그만한 가치가 있지 않다’  


Case2 _내가 술을 사는 자리, 회사 회식, 손님 접대, 내가 모임을 주최자일 때

횟수로 이런 날이 많았다. 회사 BI를 바꾸면서 긴밀하게 소통한 디자이너와 뒷 풀이를 할 때, 기사를 잘 내준 편집자에게 밥을 살 때, 회사 팀원 퇴사 송별회를 할 때 등 내가 주최가 되어 자리를 마련하고 식사를 하는 자리였다. 그 동안 업무로 딱딱하게 대하고 이제 편안하게 얘기하면서 술 한잔 기울여야 분위기가 사는데, 너는 마셔 나는 금주 중이야라고 하기가 무척 어색하고 미안한 때. 하지만 이럴 때도 금주라는 계획을 잠시 멈출 수 없었다. 우선 식사자리에서 자연스럽게 ‘술은 뭘 시킬까요? 한잔 하실 거죠?’ 라면서 자연스럽게 술을 권하고 골랐다. 음식에 뭐가 어울릴 것 같다거나 내가 마셔보니 요것이 좋더라 등등, 그리고 자연스럽게 나는 탄산음료를 고른다. 제가 원래 술을 좋아하는데 이런 이유가 있어서 금주중이다 라면서 금주 스토리를 풀면서 대화를 한다. 그럴 때 ‘아니 무슨 금주야, 오늘은 마셔!’하면서 강요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 참 놀라웠다. 중요한 것은 내가 술을 마시고 안 마시고가 아니라 그 자리를 함께 즐기고 있느냐였나보다. 나는 그것도 모르고 여태 성실하고 열심히 술자리에서 술을 마셔댔던 것인가? 

술자리에서 혼자 탄산음료를 마실 때의 루틴도 만들어봤다. 사이다나 콜라는 아무래도 너무 달고 칼로리도 높기에, 탄산수와 레몬 슬라이스를 주문하고 얼음잔을 달라고 하면 아주 좋다.  비주얼이 마치 하이볼 같으며, 함께 건배를 해도 위화감이 없다. 두세잔 마시기도 좋고. 레몬 슬라이스는 하이볼을 마시는 사람과 쉐어도 가능하고 술자리를 더 풍성하게 해주기도 한다. 

덕분에 술을 안 마시고 술자리를 즐기는 방법을 터득했다.   


Case3_음주가 동반된 비즈니스가 필요할 때

예비 클라이언트와 상견례를 하는 자리가 저녁식사와 함께 생겼을 때, 술한잔을 주고 받으며 서로를 알아가는 그런 자리는 참 중요하다. 술한잔을 곁에 두고 좀 더 편안한 분위기로 인성과 취향 등등의 많은 부분을 알고 싶어하는 그런 자리 아니겠는가. 그런 때 ‘저는 술을 못 마셔요’ 라면서 몸 사리기는 힘들것이다. 이런 자리가 잘 보여야하는 면접 자리라고 느껴지면 진짜 면접처럼 얘기해도 된다. 5월21일이 백일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6-70여일을 잘 지켜온 성실성과 믿음직한 부분을 더 어필하고, 다음에 만날 때는 편하게 한잔 하시자며 은근히 다음 기회를 약속하는 것이다. 다음이 없다면 지금 금주를 깨면서까지 잘 보일 필요도 없다. (라고 생각해 한다)


Case 4_주요프로젝트 마감 

마감 노동자는 아마 이해할 것이다. 하나의 프로젝트 마감을 하고 나면, 온 몸의 피가 다 증발한것같이 진이 다 빠지고 헛헛한 마음이 든다. 그런 날은 넷플릭스도 운동도 다 싫고 그냥 한잔하고 자고 싶은 생각 뿐이랄까.  무익하고 즉각적인 보상과 휴식이 필요한데 술을 마실 수 없다니.  무척 아쉬웠다. 오늘만은 좀 마셔도 되지 않나? 싶은 생각이 짧게 스쳤으나, 너무 피곤해서 씻고 잤다. 그냥 자도 잠은 잘 왔다. 


Case 5_속상한 날  

현상설계 낙방 소식을 접한 날. 공들인 어떤 계획이 잘 안되었을 때, 누군가와 싸운 날 등등 속상한 날에 알코올 소독이 필요하다. 하지만 술을 마시면 감정이 더 증폭되기에, 속상하고 나쁜 감정을 증폭하면서 느끼지말고 담백하고 짧게 감정을 누군가에게 토로하는 방법으로 대체해봤다.  안되면 일기에라도 쓰고, ‘해소’라는 행위를 다른 방법으로 하면 안 하는 것보다 훨씬 도움이 된다. 이것이 글이 되면, 새로운 글감으로 탄생되며 증폭된 감정이 예술혼으로 승화 되기도 하였다. 분노는 나의 힘.


Case 6 내생일

축하하고 싶은 날, 특히 내가 주인공인 자리. 그 자리에서 축하의 샴페인은 터트리는 용도다. 반드시 마시지 않아도 된다. 샴페인과 술은 내가 안마셔 없애버리지 않아도 그 자리에서 누군가 잘 마시고 있다.  그런 때는 너무 탐나는 술을 준비하지 말아야한다. 이미 맛 본 술은 무슨 맛인지 어떤 기분인지 상상이 충분히 되었기에. 

 

 

금주일기 목차 

1.금주를 위한 쉬운 결심

2.금주하기 전의 나의 음주습관

3.금주를 위한 준비  (구글 달력,  실패예방책)

4.금주의 위기들 

5.금주중의 변화 

6.금주하니 아쉬운 것들 (정신적 여유를 찾기)

7.100일금주를 마무리하며 / 100일 이후의 음주계획

 

#책과강연 #백일백장글쓰기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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