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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장 May 02. 2023

살려고 짓는 집-집宇집宙

0.프롤로그

0.프롤로그첫만남


저는 인스타를 잘 모릅니다만…..


월요일 아침 출근을 준비중이었는데, 9시가 땡! 하자마자 전화가 왔다.

그시간에 전화가 온다는 것은 매우 조급한 마음인데, 예의를 차리고 오래 기다린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전화기 너머의 이야기를 간추리면, 건축상담을 하고싶어서 인스타로 연락을 했으나 답이 없더라. 아, 그러세요 죄송합니다 . 제가 인스타 알람을 안켜놨어요. (사실은 인스타에서 메세지 기능이 있지 자체를 몰랐음) 얼른 확인해볼게요 . 아니요 메세지는 이미 지웠어요. 사무실로 찾아뵙겠습니다.


오늘 되나요?


보통은 당일은 상담은 안하는 편인데, 지은죄와 목소리를 들어보니 당장이라도 만나얄거같았다.


우리지금 만나, 당장만나


건축주는 젊은 부부였다.

요가와 명상을 좋아하고 유기견 유기묘를 키우고 있고 음악을 하는 아내와 - 여기까지만 들으면 이효리 이상순 이지만, 남편은 뮤지션이 아닌 공학자이다.


“내년에 암 완치 5주년입니다. 그때를 기념하여 우리의 집을 지어 살고싶어요”


첫 만남에서 듣기엔 쎈 얘기지만, 건축가는 건축주의 집에 대한 주치의나 마찬가지임으로 꼭 알아야하는 얘기였다.

(이후로는 건축가가 아니라 집에 대한 주치의로 빙의한다. )


그리고 여태 살아온 집의 이야기를 들으며 대략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가늠했다.

서울과 대전 호주 미국에 살아봤는데 양평에 와서 병이 완치되기도 하였고 정말 마음에드는 땅을 만나서사게되어 집도 짓겠다 하였다는 이야기등을 들었다.


그후 집과 현장에 방문해서 좀 더 심층적인 인터뷰를 하면서 알게 된 것들을 요약하자면


부부는 취미부자였다.

화가인 친구가 준 그림들도 있고, 커피 와인 요리 골프 요가 책 피아노 등등 집안팎에서 즐기는 취미들이 많았는데 잘 가춰놓고 하는 취미들인지라 각각의 아이템마다 따라오는 수납공간이 많이 필요했다. 보지못한곳에 접이식요트랑 다른 짐도 있다했으니 집을 다 보고 나오면서 가드닝에는 취미가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까지 했더랬다.


그리고, 관계부자였다.

이효리 수준은 아니였지만 유기견을 꾸준히 데려와 키우고 있었고 (집을 지으면 이효리수준으로 늘어날지도 모른다면서 ) , 주말이면 양평팬션으로 변신하는 집에는 손이 끊이지 않았다. 물론 손님과 강아지 고양이를 위한 식사 배변 산책 놀이 등등의 도구도 한자리씩 자리를 차지 하고있었다.


남편은 다소 불편해도 멋과 디자인을 중시하고, 부인은 남의 실용적이고 따뜻하고 편한 것을 좋아하는 성향으로  까칠한 INTJ와 사교적인 ENFP와의 만남이라 한가지로 딱 치우쳐서 맞출수 있는 취향은 아니였지만

부부가 함께 만든 하모니는 오묘하게 조화로웠다.


그에 맞는 집을 지어주는 것이 건축가의 역할이었고 공간 주치의의 일이었다.


다음은 건축주가 정리한 이루고 싶은 집의 모습이다.


1.동쪽의 해, 남향의 햇살, 서향의 경치까지 즐기는집

2.야외와 시선이 연결된 반신욕탕(작은료칸처럼)

3.요가와 춤 명상을 할수있는집

4.발개벗고 다녀도 안전한집

5.자주오는 가족들과 친구들이 재밌게 보낼수있는 집

(허나 너무 편해서 장기투숙까지는 곤란)

6.아이들 피아노 레슨을 할 수 있는 집

7.반려묘 반려견과 함께사는 집

8.남편의 요리실력을 맘껏 발휘할수있는 주방

9.커피와 차 와인을 다양한 공간에서 즐길수있는 공간

10. 많은 책의 수납이 깔끔하게 되는 집

11.건강한 집


이 소망들이 한 집안에 이뤄지는 과정과 모습을 한 꼭지씩 풀어본다 .


11가지 소망이 이뤄질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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