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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장 Jun 02. 2024

'더 에이트 쇼'의 건축가적 뷰

건축가는 어디서든 공간을 본다

내가 요즘 재밌게 본 넷플릭스 프로그램 '더 에이트 쑈'가 있다. .


스토리를 간단히 요약 하자면  8명이 어떤 쑈에 참가하게 되고,  그 사람들은 시간만 견디면 돈을 받는다.  번 돈으로 개인물품과 공동 물품을 살수 있는데,  '더 에이트 쑈'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사람들이 맨 처음에 공동으로 구매한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공금으로 동의를 얻어 처음  구매한 물품은  "바케스랑 배변 봉투, 휴지 그리고 생리대" 였다.

이게 이게 가장 재미있게 본 이유는  화장실이었기 때문이다. 


'더에이트쇼'의 공간은 촬영세트장이다.  완벽한 인테리어로만 만들어진 공간인 것. 

모든 것이 가짜로 만들어진 공간이기 그 안에 수도 배관이나 변기같은 설비들이 안에 전혀 없다.

마치 텐트처럼 그렇게 임시로밖에 살 수 없는 공간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견디기만 하면 돈을 받기에 오래 견디기위해선 무엇을 해결해야할까?  

그들의 선택은 양치도 세수도 빨래도 아닌 화장실 이었다. 


일 분에 몇백만원씩을 벌수있는 사람도 몇만원을 벌 수 있는 사람도  공통된 것이 배설이라는 것은   지속가능한 건축의 필수불가결의 요소가 배설임을  암시했기 때문에 매우 흥미로웠다. 


건축, 공간 인테리어는 예쁜 공간을 만드는 것일까?  


건축이나 공간 디자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면 인식은 천차만별이다.  

사람들은 흔히 스타일 좋은 공간을 생각한다.  예쁜 인테리어 제품으로 꾸미고  소품을 가져다 두고 사진이 잘 나오는 공간 이런 것을 먼저 떠올리지만,  가장 중요하고 우선으로 생각해야하는 것은 건축물 자체가 공간이자 생태계로  존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존재활수있는 환경이란 사람의  신체 활동과 똑같다.

음식이 몸에 들어가면 소화되어 나오듯이 , 건축물 즉 사람이 사는 공간도 살기위해서는 공급이 되고 그만큼 배설이 되어야하는 것들이 있다.    즉 물을 마시고 씻기위해서는 급수가 있고, 그것들이 나가는 배수가 있어야한다. 난방을 하기위해서는 가스배관의 길이 연결되어야하고, 가스 보일러의 자리와 굴뚝이 숨을 내뿜는 곳도  있어야하는 한다.  여름에 시원하게  에어컨을 돌리기 위해서는 뜨거운 바람이 나오는  실외기의 공간이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은 우리가 눈 앞에서 보고싶은 것들이 아니다. 하지만  그런 뒷처리를 할 수 있는  공간들이 잘 설계를 해놔야 쾌적하게 지낼수있지 않겠는가  

따라서 좋은 디자인, 잘 된 디자인은 생존의 기능을 위한 것들이 잘 작동하게 만들면서도 시각적으로는 거슬리지 않게 처리 하는 것이다.   


생존을 위한 생태계가 없으면 그 안의 사람은 분당 100만원을 받아도 몇일을 견딜수가 없듯이   

그래서 더 에이트쇼의 참가자들도 본능적으로 화장실과 배설 시스템을 먼저 구축하게 되었다.  


극한 상황에서만 일어 나는 일이 아니다.


이런 상황이 더 에이트 쇼와 같은 극단적인 상황에서만 만들어지는 것만은 아니다. 사실 일상에 흔하디 흔하다. 

길을 가면서 보는 흔한 건물의 1층은 대부분식당에서 나오는 환기구,  오갈데 없는 그 숨통이 건축물 외벽에 덕지덕지 붙어 옥상으로 연결되어있는 모습이 보인다. 그런 건물의  화장실은 홀 바닥보다 높은 경우가 많다.인테리어처럼 만들어진 공간에 뒤늦게 배설을위한 공간이 만들어져서 그 높이가 더 높은 것이다. 


그렇게 '더 에이트 쇼'처럼 예쁘고 아름다운 모습에만 신경 쓴 건축이다. 덕지덕지 덧붙여진 창고는 또 어떠한가.  발렛 파킹 아저씨의 작은 공간이나 외부 주차장처럼 처음 건축할때는 신경쓰지 않은 꼭 필요한 생활요소들이 그렇게 아무렇게만 만들어져있다.  


우리는 숨을 내 쉬고, 배설을한다. 사람이 그렇듯  건축도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들에 대한 관심과 계획안의 끌어 안음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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