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금주씨의 백일금주
금주중에 항상 위기가 있다. 어제는 직장에서 기분이 상하는 일이 있어서 화의 기운이 올라왔다. 그 기운은 더러운 기분의 오염이었고 온몸에 퍼지기 전에 알코올로 씻어 내야하는했다. 하지만 이런 일로 나의 소중한 금주계획-일생일대의 결심-을 망칠 순 없다. 여기서 술을 마시는건 두번 지는 일이기에 분노를 연료삼아 러닝머신위에서 삼 키로를 뛰었다. 화마는 땀으로 진압되었다.
오늘은 반대로 좋은 일로 금주에 위기가 왔다. 책이 드디어 인쇄소로 넘어갔기에. 이제 출간 날짜도 ISBN번호도 가격도 부여됐다. 모든 창조의 공정은 끝나고 생산과 유통의 일만 남았다.
책의 이름은 ‘우주를 짓다’ 부제로 ‘건축가와 건축주가 함께 쌓아 올린 삶과 공간의 드라마’가 붙어있다. 출간은 9월30일, 가격은 22000원. 추석 직전에 찍어서 서점의 가판대에 올려 연휴에 서점 마실 나오는 사람들의 관심을 받아야 한단다. 인쇄소는 연휴에 모두 쉬고 출판사는 모두 책을 그전에 찍어내고 싶어하는 것이 올해는 안넘기고 결혼하려고 예식장 잡기에 용을 쓰는 사람들 같달까? 오늘 처음 표지시안을 보고 편집된 최종본 원고도 확인하고 바쁘게 모든 최종 컨펌을 하고 가까스로 데드라인에 인쇄소에 전송 성공! 메시지를 보니, 아하-----아—하는 가쁜 숨이 터져나왔다.
돔뻬리뇽 마셔야하는거 아냐?
이런 날을 어떻게 축하주 한잔 없이 넘어가겠는가? 책을 내는 일이 평생에 한번 있을까 말까하는 일인데 말이다. 그 위기를 도운(?)-막은-것은 또 운동과 글쓰기다. 전송을 하자 마자 예약된 운동을 트레이너와 함께하고 백일백장을 쓰기에도 바쁘다. 그래도 소소하게 마트표 회를 사서 무알콜 맥주를 한잔 해야겠다. 돔뻬리뇽은 언제든지 마실수있지만 백일금주의 11일차는 오늘 뿐이니까. 이렇게 술을 ‘저금’해놓으면 어떨까? 이그, 또 술생각!
#백일금주 #금주일기, #우주를짓다, #윤소장부캐, #윤금주, #책과강연, #백일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