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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마음 먹기 달렸다능

a.k.a. 일체유심조

by 야옹이
원효대사 해골물 썰 무라카미 하루키 스타일로 쓰기


어느 늦은 밤, 해골 속 물을 마시던 순간.

그때 나는 어둠 속에서 갈증을 해소하고 있었다. 차가운 물을 입에 댔을 때 느껴지는 감각은 순수했고, 단순했다. 그저 물일 뿐이었다.

새벽녘, 빛이 비치면서 모든 것이 변했다. 그 물은 해골 속 고인 물이었고, 내 입술은 이미 그 경계를 넘어섰다. 공포? 아니면 또 다른 차원의 깨달음?

재즈 음악이 흐르는 것처럼 고요하게, 내 마음속에서 일체유심조의 의미가 천천히 피어올랐다. 경계란 무엇인가. 깨끗함과 더러움, 공포와 평화 사이의 그 미세한 균열.

고양이는 여전히 창가에 앉아 멀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내 내면의 풍경을 알고 있다는 듯이.

물은 그저 물일 뿐이다. 중요한 건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다.

해골 속 물방울 하나가 떨어진다. 댄스 음악의 리듬처럼 부드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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