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 『전쟁과 평화』를 읽고
누군가는 이 책을 "읽다 만 책의 대명사"라 부릅니다.
하지만 끝까지 읽은 사람은 압니다.
그 안엔 한 사람의 생애로도 담아내기 어려운
삶, 사랑, 전쟁, 철학, 구원이 오롯이 담겨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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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평화』는 단지 나폴레옹 전쟁을 배경으로 한 역사소설이 아닙니다.
이 책은 인간이 세계 속에서 얼마나 작고 위대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거대한 거울이자 성찰의 서사입니다.
수많은 인물들, 수많은 시선.
그리고 그들을 하나로 묶는 것은
‘삶을 이해하고자 하는 욕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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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전쟁 사이, 피에르
피에르는 처음엔 무기력하고 방황하는 청년입니다.
돈이 많지만 삶에 목적이 없고, 이상을 말하지만 현실을 어쩌지 못하죠.
하지만 그는 전쟁을 통해, 포로 생활을 통해,
자신을 파괴하고 다시 세우며 점점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갑니다.
그의 여정은 우리 모두의 성장 서사입니다.
삶은 언제나 혼란 속에서 만들어진다는 것.
고통은 무의미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듯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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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죽음 사이, 안드레이와 나타샤
안드레이는 냉철한 귀족 장교였고,
나타샤는 생동감 넘치는 젊은 소녀였습니다.
서로를 통해 변하고, 다시 돌아오고,
삶이 가진 가장 찬란한 빛과 가장 어두운 그림자를 동시에 마주합니다.
사랑은 완성되지 않아도 의미가 있고,
죽음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것.
이 책은 그렇게 사랑조차 철학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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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운명에 맞선 인간을 말하다
이야기 끝에 톨스토이는 신의 존재, 역사적 운명, 인간의 자유의지를 고찰합니다.
"우리는 모두 흐름에 휩쓸리는 나약한 존재인가,
아니면 역사를 움직이는 주체인가?"
그 질문은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유효합니다.
전쟁은 바뀌었지만, 인간은 여전히 불완전하고,
그래서 더 아름다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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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평화』는 쉽지 않은 책입니다.
하지만 읽고 나면,
당신 안에 어떤 '침묵'이 생깁니다.
세상을 더 넓게, 사람을 더 깊게 바라보게 되는 침묵이요.
그리고 그 침묵 속에서 문득,
이 책이 왜 ‘삶 그 자체’라 불리는지 알게 됩니다.
삶은 이성과 감정 사이의 끊임없는 전쟁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는 평화를 찾아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