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으로 해롭다
이준석 의원은 “공정”을 외치지만, 그 공정은 약자의 권리를 확장하는 것이 아니라 공정의 원리를 적용할 대상을 자기가 정하겠다는 타인의 시민권을 박탈하는 정치학이다. 그는 기존 한국 정치의 창조적 파괴자가 아니라 피해자의 탈을 쓴 복수자이다.
이준석 후보에게 투표한 이들이 반드시 그를 지지해서라기보다는 연금 문제 때문이거나 거대 양당의 대안처럼 느껴져서인 경우도 많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은 이준석 의원에게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그는 언제나 지나치게 당당하다(“의기가 방자하다”). 2030 남성이라는 ‘피해 집단’을 대변하고 자기만의 ‘합리성, 문명, 시민성’을 확신한다. ‘갈라치기’는 불필요한 갈등을 조직해 공론장의 수준을 떨어뜨리고 공동체를 무너뜨린다. 그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전도(顚倒)된 인식과 실천을 또 다른 사회적 약자를 통해 수행하게 만든다. 이 의원은 2030 남성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이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