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첫날

뭔가 대단한 일이 생기지는 않음

by 야옹이

나의 이 역마살을 어찌 할까나.


전에 다니던 직장에서는 AI로 모든 리서치, 보고서, 이메일을 딸깍거리며 만들고, 넷플릭스와 유튜브를 몰아보며 진정한 월급 대도 루팡을 했었다.


점심이 되면 뭐먹을지 고민하고, 새로 생긴 시그니처까페를 찾아가서 인스타에 누구보다 빠르게 왔다감~ 인증을 했다.


근데 그런것도 하루이틀이지 계속 하니깐 지겨워졌다.

다시말해,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잘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다시 태어난다해도 자신이고 싶은 그런 모습의 삶을 위하여...


위 노래 가사 처럼 거창하지는 않더라도, AI가 촉발한 오늘의 세상에서는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또 큰 기회를 놓치는 것 아닐까 하는 조급함과 더불어 압박감이 심해졌다.


AI가 내 일자리를 대체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그런 변화에서 잘 적응해서 살아남은 사람만, 월급(남의돈) 받고 살아갈 자격이 있지 않을까?

또는 그렇게 다른사람들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도구, 워크플로우를 만드는 사람이 그 돈을 빼앗아가며 부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이러한 공상으로 하루를 채워가다가, 껄무새가 되기는 싫어서...


가볍게 던진 사직서.


다음달 카드값이 두려워, 퇴사 하루전 1억 마통을 땡기고, 결연한 의지를 다져본다.


여튼 이제 삶의 중심이 나에게로 돌아왔다.


나에게 집중하자.


#2026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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